크라이슬러의 중형세단 ‘크라이슬러 200’은 국내에서 아직 낯선 9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됐다. 6단 자동변속기 세단이 대부분인 국내 시장에서 9단 자동변속기는 크라이슬러 200의 큰 장점이다. 이 변속기는 기어 변화를 더 촘촘히 해 변속 여부를 알아채기 어려울 정도로 매끄럽게 속력을 높여준다.
최근 서울·경기 일대에서 시승한 크라이슬러 200은 시속 60km 후반에서 70km 초반에 6단으로 변속했다. 이어 시속 100km를 넘자 9단으로 기어를 바꿨다. 9단 자동변속기는 기어를 높이거나 낮출 때 엔진 회전속도의 변화를 줄여 부드러운 주행감을 느낄 수 있게 해줬다. 이 변속기는 이미 지프의 ‘체로키’에 적용되면서 성능을 입증받은 제품이다.
크라이슬러 200은 정숙성도 뛰어났다. 부드러운 변속은 정숙한 엔진 구동으로 이어졌다. 또 방음 라미네이트 앞문 유리와 두꺼워진 뒷문 유리는 실내에 유입되는 소음 데시벨 수준을 더욱 낮췄다는 것이 크라이슬러 측의 설명이다.
이 차량은 디자인도 다른 수입차와 견줘 차별성을 갖췄다. 크라이슬러 200은 피아트 크라이슬러 오토모빌스(FCA)의 이탈리아의 감성과 미국의 중후함이 모두 녹아있다. 좌우로 넓은 전면부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강인한 인상을 준다.
특히 600시간이 넘는 윈드 터널 테스트를 통해 항력계수 0.266의 세계적인 수준의 공기역학적 디자인을 이뤄냈다. 이를 통해 다이내믹한 온로드 주행 성능, 낮은 소음과 진동 수준을 이뤄냈다. 또 차체의 위, 아래 및 주변의 공기 흐름을 최적화할 수 있는 공기역학적 디자인을 완성했다. 크라이슬러 200은 액티브 그릴 셔터를 적용해 공기가 차량 내부가 아닌 주변으로 흘러가도록 해 소음 감소는 물론 승차감과 핸들링에도 도움을 줬다.
지난 2월 출시된 크라이슬러 200은 5월까지 국내에서 모두 356대가 팔렸다. 판매가 아직까지 그리 많은 편은 아니다. 그러나 디젤세단 중심의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뛰어난 주행성능과 가솔린의 정숙성을 갖춘 크라이슬러 200이 파고들 틈새는 분명히 있어 보인다. 단기간은 아니어도 뒤늦게 빛을 보는 차량도 있는 만큼 크라이슬러 200이 향후 국내 소비자에게도 주목받을 날이 올 수 있다.
이 차량의 가격은 올 뉴 200 리미티드 모델은 3180만원, 올 뉴 200C 모델은 3780만원으로 동급의 수입차와 견줘 가격 경쟁력도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