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업체 도요타가 첫 외국인 여성 임원의 마약 밀수 혐의 사건으로 발칵 뒤집혔다.
일본 경찰은 18일(현지시간) 도요타의 글로벌 대변인인 줄리 햄프<사진> 상무를 마약 밀수 혐의로 체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보도했다. 햄프 상무는 마약성 진통제의 일종인 ‘옥시코돈’이 포함된 알약 57정을 국제우편으로 들여오다 덜미가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모르핀보다 1.8배 독한 것으로 알려진 옥시코돈은 미국과 일본에서 모두 진통제로 사용할 수 있는 약으로 분류돼 있다. 문제는 옥시코돈 사용시 법적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미국은 의사가 처방해줄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 옥시코돈 뿐만 아니라 기타 진통제의 수입을 강도 높게 검열하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명시한 내용에 따르면 일본으로 옥시코돈을 수입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한다. 만약 이 과정을 거치지 않고 불법으로 반입했다면 10년 징역형을 받을 수도 있다.
일본 경찰 대변인은 “현재 햄프 상무는 진술을 거부하고 있으며 자신이 마약을 밀수했다는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요타도 사건 정황을 파악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공교롭게도 첫 외국인 부사장인 디디에 르로이의 취임기념 기자회견 날, 이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만큼 조속히 일을 수습하려는 분위기다.
야마다 시노 도요타 대변인은 “아직까지 자세한 사건 정황이 밝혀지지 않은 만큼, 경찰 수사에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햄프 상무는 도요타 북미지사 커뮤니케이션 부문 책임자로 지내다가 지난 4월 도쿄로 자리를 옮겼다. 도요타에는 2012년에 입사했으며, 이전에는 제너럴 모터스(GM), 펩시코 등에서 근무했다.
한편, 일본 주재 미국 대사관은 웹사이트를 통해 “미국인들은 약을 우편으로 받거나, 입국할 때 지참할 경우 일본 정부의 법규를 충분히 숙지해야 한다”는 안내 메시지를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