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발을 내딛은 SK하이닉스의 ‘임금공유제’가 재계로 확산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노동개혁 우수사례로 SK하이닉스를 언급한 데 이어 임금공유제는 정치권, 시민단체로부터 노사 협력의 새 지평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이천 본사에서 임직원의 임금 인상분 20%를 협력사에 지원하기 위한 ‘노사 사회적 책임 실천 협약’을 맺고, 16일 협약식을 가졌다. 임금공유제는 임금 인상분의 20%를 협력사 직원들의 처우와 근로환경 개선에 사용하는 상생협력 임금공유제도다. 직원들이 임금 인상분의 10%를 내면, 회사가 같은 10%를 추가로 내는 방식이다.
이번 SK하이닉스 노사의 상생협력 임금 공유 프로그램은 노사 협력의 새로운 지평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정부와 정치권, 시민단체 모두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 특히 대중소 기업 노사 상생의 선순환 모델을 이룸으로써 노사관계에 던지는 긍정적 파급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박근혜 대통령도 SK하이닉스의 임금공유제를 언급하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SK하이닉스 노사가 국내 최초로 임금인상액 일부를 협력업체 직원과 나누는 ‘임금공유제’를 실시하기로 한 것을 언급, “어려운 결정을 내려주신 노사 여러분께 감사를 드린다”며 “이처럼 대기업 정규직 노조가 자율적으로 고통을 분담해서 협력업체 근로자와 성과를 나누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노동개혁도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는 확신이 든다”고 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정부는 이번 주에 임금피크제, 청년고용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등 노동개혁을 본격적으로 공론화하는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임금피크제를 조속히 시행해야 하는데 공공기관과 일부 대기업 노사가 앞장서 나간다면 다른 민간업체로 빠르게 확산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도 SK하이닉스 임금공유제를 모범 사례로 꼽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우리 경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하청업체의 임금 격차가 큰 문제인데, SK하이닉스 같은 모범 사례가 나와서 확산되고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좋은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이사는 “SK하이닉스 노사는 이번 임단협을 통해 사회적 과제인 양극화 해소를 위한 사회적 책임과 역할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가졌다”며 “SK그룹이 추구하는 행복, 상생, 동반성장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실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