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백수오 시장은 3000억원대 규모로 추정되고 있는 반면, 관련 의약품 시장은 80억원에 불과해 여성 갱년기 대상 건강 관련 제품 시장에서는 기능성 식품이 주도해왔다. 그러나 올 들어 가짜 백수오 사태가 불거지면서 백수오 시장은 큰 타격을 입었고, 이에 대한 반사이익으로 여성 갱년기 증상 완화에 효과가 있는 의약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시장을 놓고 제약사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조아제약은 지난 4월 천연 식물 성분인 ‘레드클로버(붉은 토끼풀)’를 주성분으로 각종 갱년기 증상 개선에 효과적인 일반의약품 ‘에로스트A정’을 출시했다. 레드클로버는 식물성 여성호르몬 유사물질인 이소플라본이 다량 함유돼 있어 홍조·야한증·감정 기복으로 인한 화·초조·흥분·불면증 등 각종 갱년기 증상 개선에 효과적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조아제약 관계자는 “에로스트A정은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갱년기 증상을 치료하는 일반의약품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제품”이라며 “백수오 파동 이후 에로스트A정 판매량이 전월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관련 시장 1위 제품인 동국제약의 훼라민큐도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매출 집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훼라민큐에 대한 소비자들의 문의가 백수오 사태 이후 많이 늘어난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녹십자의 ‘훼미그린’과 종근당의 ‘시미도나’도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면서 제품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훼미그린은 레드클로버에서 추출한 식물성 에스트로겐(이소플라본)이 주성분으로, 호르몬 요법에 따른 부작용 우려가 없는 천연 식물성분 갱년기 증상 치료제다. 시미도나는 스위스 생약전문회사 젤러(Zeller)에서 생산한 일반의약품으로, 여성의 갱년기에 발생할 수 있는 홍조·발한·수면장애·신경과민·우울증 등 갱년기 증상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가짜 백수오 사태 이후에도 꾸준히 갱년기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라며 “백수오 관련 건강기능식품의 대체제로 갱년기에 효과가 입증된 제약사들의 일반의약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