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용차 판매 1위 기업 포톤은 최근 국내 딜러들과 전국 판매계약을 체결했다. 중국 자동차기업이 국내에서 전국 판매권을 확보한 것은 2012년 진출한 버스 전문 제작업체 선롱버스 이후 두 번째다.
포톤은 픽업트럭인 ‘튠랜드’를 지난 5월 경기도에 우선 출시했다. 디젤 트럭인 이 차량의 가격은 3300만원. 튠랜드는 한국 자동차업체의 취약 부문인 소형트럭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튠랜드의 초도 물량 100대는 오는 7월 한국에 도착하며 사전계약이 이미 끝났다. 이 차량은 한국환경공단에서 유로5 인증을 받았으며, 2017년까지 판매할 수 있다.
포톤의 경기도ㆍ제주도 총판권을 가지고 있는 시안자동차의 이광현 대표는 “튠랜드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품질을 인증 받은 차량”이라며 “4년 전부터 수입을 추진했는데 최근 국내에서 인증 과정을 모두 마치면서 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튠랜드의 유로6 모델도 도입할 것”이라며 “향후 포톤의 밴이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의 수입 판매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포톤 이외에 중국 북기은상자동차유한공사도 한국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중국 5대 자동차그룹인 베이징자동차와 충칭(重慶)시 공기업 충칭은상실업그룹이 합작으로 만든 이 회사는 올해 소형트럭 ‘세르파’를 우리나라에 출시한다. 북기은상차공사는 국내 디젤차량 인증이 까다로운 것을 고려, 가솔린 차량을 먼저 선보인다. 세르파는 적재중량이 800kg인 트럭과 600kg의 짐을 실을 수 있는 밴 등 두 가지 모델을 갖추고 있다.
선롱버스 등 중국 자동차기업은 이전까지 국내에서 대형차량 시장을 공략했다. 이제는 포톤과 북기은상차공사 등이 합세, 소형 부문으로 영역을 넓히면서 한국 자동차기업을 턱밑까지 위협하고 있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중국차 업체는 아직 국내 인지도가 낮아 상용차 시장을 공략 대상으로 삼아왔다”며 “그러나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승용부문의 수입도 머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 비야디, 체리자동차, 치루이 등 중국 대표 자동차회사들이 국내시장을 분석하며 승용차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국내 완성차업체 고위 관계자는 “중국 업체의 국내시장 진출은 더 이상 막을 수 없다”며 “가격 측면에서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