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가격제한폭이 17년만에 두 배 확대된 첫 날 코스피가 줄이은 악재에 약세로 마감했다.
15일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9.85포인트(-0.48%) 하락한 2042.32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지날 지수는 장초반 급락세를 보이며 지난 4월 3일 이후 약 2개월만에 처음으로 2030대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증시 가격제한폭 확대(±15%→±30%) 첫 날을 맞아 변동성 확대 우려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대외적으로는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우려와 오는 16~17일 미국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둔 경계감이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유럽 집행위원회는 이틀 동안 지속된 그리스에 대한 추가 구제금융 지원 협상이 국제 채권단과 그리스간의 차이점만을 확인한 채 아무 성과 없이 끝났다고 밝혔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2일에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이 그리스의 디폴트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이에 미국과 유럽 증시도 하락했다.
여기에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반대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이 무산될 수 있다는 증권가 분석이 제기되면서 시가총액 비중이 큰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관련주가 줄줄이 하락한 것도 증시 전체를 끌어내린 배경이 됐다.
외국인 수급은 개선세를 보였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이 1225억원을 사들이며 6거래일만에 순매수로 전환했다. 개인은 138억원을 사들였다. 반면 기관은 1378억원을 팔며 14거래일 연속 ‘팔자’를 지속했다. 프로그램매매는 차익거래로 24억원을 팔고, 비차익거래로 179억원을 사들이며 총 155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업종별 지수는 전체 22개업종 가운데 16개 업종이 하락했고 6개 업종이 상승했다. 섬유의복 업종이 6% 이상 크게 떨어졌고 은행, 증권, 운수창고, 음식료품, 화학, 의약품, 전기전자, 유통업, 통신업, 금융업, 제조업도 소폭 하락했다. 반면 철강금속, 기계, 의료정밀, 운송장비, 전기가스, 건설업, 보험, 서비스업 등은 상승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은 등락이 엇갈린 가운데 제일모직이 7.14%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삼성물산과의 합병이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부각됐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에스디에스, 신한지주, SK텔레콤, 아모레퍼시픽 등 종목도 하락했다. 반면 현대차, 한국전력, 삼성생명, 현대모비스, NAVER, POSCO, 기아차 등은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