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건강하거나 젊은 사람보다 고령자와 기저질환자에게 더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젊은 중증 환자도 계속 발생하면서 안심할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15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사망자 16명 가운데 14명(87.5%)은 만성호흡기질환, 암, 심뇌혈관질환 등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었지만 나머지 2명은 별다른 질환이 없는 상태에서 감염된 뒤 사망했다.
이 가운데 지난 14일 사망한 81번 환자(61)는 삼성서울병원에 친척 병문안을 갔다 감염돼 지난 9일 확진 판정을 받은 후 격리 치료를 받다가 호흡 곤란과 폐렴이 악화해 숨졌다.
문제는 이 환자가 평소 간 기능이 안 좋았던 것 외에는 특별한 지병이 없던 것이다.
지난 12일 사망한 51번 환자(72·여) 역시 고령이라는 점 외에는 특별한 기저질환은 없었다. 이 환자는 지난달 14일 평택성모병원에 요로계통의 급성기 감염으로 입원해 치료를 받던 중에 최초 환자로부터 메르스에 감염돼 지난 6일 확진판정을 받았고, 치료 중 증상이 나빠져 5일간 혼수상태로 있다 사망했다.
그런가하면 비교적 젊고 건강한 상태에서 감염됐으나 상태가 심해진 경우도 있다.
삼성서울병원 의사인 35번 환자(38), 평택 경찰인 119번 환자(35)는 모두 30대로 비교적 건강한 상태였지만 최근 들어 급격히 상태가 나빠졌다.
두 환자는 심폐보조기인 에크모(ECMO)를 착용했으며, 지난 12일에는 완치자 혈장을 주입하는 치료 까지 받은 상황이다.
이 두 환자의 상태가 악화한 이유로 면역력 부작용인 '사이토카인 폭풍'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바이러스가 침투했을 때 면역물질인 사이토카인이 과다하게 나와 생기는 부작용으로, 역설적으로 면역력이 강한 젊은 사람들에게서 더 자주 나타난다.
반면 완치돼 퇴원한 환자 14명 가운데에는 기저질환이 있던 환자도 2명 포함돼 있어 기저질환이 반드시 증상 악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