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스포티파이(Sportify)가 디지털 미디어가 되기 위한 더 큰 그림을 그리고 나섰다.
스포티파이는 20일(현지시간) 팟캐스트와 동영상 서비스도 사용자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스에서부터 짧은 동영상 클립까지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받기 위해 스포티파이가 협상 중인 업체들은 ABC, BBC, ESPN, NBC, 코미디 센트럴, 마커 스튜디오, 바이스(Vice) 미디어 등이며, 자체 제작 동영상도 서비스할 방침이다. 바이어컴 계열의 코미디 센트럴에서는 ‘브로드 시티’ 와 같은 프로그램을 클립 형태로 제공하고 바이스 미디어는 국제 뉴스 리포트 클립을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영상 콘텐츠는 스포티파이 구독자와 비구독자 모두 볼 수 있다.
대니얼 에크 스포티파이 최고경영자(CEO)는 “이미 2년 전부터 미디어 업체들과 동영상 콘텐츠 공급에 대한 논의를 해 왔고 최근에 협상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사용자들의 취향을 정확하게 파악해 알맞은 콘텐츠를 추천해줄 수 있도록 사용자 인터페이스(UI)도 대폭 강화키로 했다. 달리기를 하면서 음악을 듣는 사람들에게는 달리는 속도에 적합한 음악을 추천해주는 식이다. 이를 위해 스포티파이는 지난해 데이터 더 에코 네스트란 업체를 인수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포티파이가 이런 변화를 꾀하는 건 현재까지 핵심 사업인 스트리밍 서비스로 돈을 벌지 못하는 등 힘겨운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스포티파이는 지난해 10억유로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적자는 1억6500만달러로 크게 늘었다. 기술 개발과 마케팅 투자 등에 돈을 많이 썼기 때문.
스포티파이는 현재 자금 유치도 진행중이다. 최근 WSJ 보도에 따르면 스포티파이는 4000만달러 가량의 투자를 받으려 협상 중이며 이 과정에서 회사 가치는 84억달러 이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이 동영상 콘텐츠 제공을 원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음악 이용 행태가 다운로드에서 스트리밍으로 크게 옮겨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스트리밍 업계 내 경쟁도 매우 심화되고 있다. 판도라 미디어와 애플의 비츠, 래퍼 제이 Z의 타이달 등이 쟁쟁한 경쟁업체들. 스포티파이가 지난 1월 밝힌데 따르면 올해 사용자 수를 6000만명까지 늘릴 것이고, 이 가운데 1500만명은 광고를 접하지 않는 대신 월 9.99달러의 요금을 내는 사용자들이다.
에크 CEO는 경쟁이 심화되는 환경과 관련해선 "우리와 애플은 사용자층이 다르다. 애플 구독자가 전통적이고 나이가 좀 더 들었다면 우리의 사용자들은 꽤 젊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스포티파이 부사장을 지냈고 현재는 알바레즈& 마살의 선임 어드바이저인 파이살 갈라리아는 파이낸셜타임스(FT) 와의 인터뷰에서 "에크 CEO는 음악 스트리밍만을 하겠다고 고집했었기 때문에 동영상 콘텐츠 제공에 나서겠다는 건 굉장한 변화"라면서 "아마도 업계 경쟁 심화가 전략 수정을 가져온 것 같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