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 이사장에 선임되면서 본격적인 경영권 승계가 시작됐다.
이 부회장은 1991년 삼성전자 총무그룹(팀 산하 조직) 사원으로 입사한 이후 1996년 부장, 2001년 상무보, 2003년 상무, 2007년 전무, 2010년 부사장, 2011년 사장으로 차근차근 승진하며 경영 수업을 받아왔다. 2013년에 삼성전자 부회장에 오르며 삼성 차기 리더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지난해 5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입원한 뒤에는 이 회장의 공백을 메우며 삼성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회장직 승계 시기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해 안에 회장직 승계 작업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이건희 회장이 맡고 있던 재단 이사장직에 이 부회장이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고, 이 회장의 입원치료가 상당히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서둘러 회장직을 굳이 물려받을 이유가 없다는 시각도 나온다. 이 부회장이 이미 삼성의 리더 역할을 하며 입지를 차근차근 구축해 나가고 있는 데다 부친인 이 회장이 입원한 상황에서 회장직 승계를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 이 부회장이 해외 파트너사를 비롯한 대내외 비즈니스에 지금처럼 집중하면서 천천히 승계절차를 조금씩 마무리할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애플과 소니 등 해외 파트너사들과의 관계를 맺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했고, 중국과의 관계를 바탕으로 삼성전자의 8세대 LCD패널 생산라인 건설에도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이탈리아 투자회사 엑소르 이사회 참석과 삼성전자 폴란드 가전공장을 방문하는 등 분주한 대내외 행보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