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면세점 입찰에 그룹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백화점 건물을 통째로 면세점 입지로 제시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신세계의 상징인 본점 명품관(본관) 전체를 시내면세점 후보지로 최종 선정한 것. 국내 최초로 백화점 단독 건물을 시내면세점 입지로 제시해 20년 숙원 사업에 대한 그룹의 의지와 자신감이 크다는 점을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
6월 초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입찰을 앞두고 백화점 강남점과 본점을 후보지로 검토했던 신세계는 본점 본관에 시내면세점 특허 신청을 내기로 최종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신세계는 본점 본관을 면세점 후보지로 낙점한 이유에 대해 수요에 비해 면세점 공급이 절대 부족한 명동 상권의 현 상황을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명동에 설치해야 외국인 관광객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한국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재고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신세계는 “최고의 카드를 제시했다”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고품격 면세점을 제대로 보여주겠다”고 자신했다.
본점 본관은 도보로 1층 접근이 가능한 단독건물 형태기 때문에 관광객의 편의성을 가장 먼저 고려했다. 도심 핵심 관광지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걸어서 쉽게 면세점을 방문할 수 있어 최적의 입지 경쟁력을 갖춘 것이라는 게 신세계의 설명이다. 신세계는 자유여행을 즐기는 개별 여행객들의 경우 남산이나 명동에 들렀다가 걸어서 방문할 수 있는 입지에 신세계면세점이 마련되면 쇼핑 만족도 역시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신세계는 최근 850억원을 들여 매입한 SC은행 건물을 관광객 편의시설로 활용키로 했다. SC은행은 1935년에 세워진 근대 건축물로 신세계가 최근 외국자본으로부터 사들였다, 신세계는 SC은행 건물에 다양한 고객 서비스 시설, 상업사박물관, 한류문화전시관 등을 설치해 본점 본관이 세계적 수준의 새로운 면세점 모델로 개발되도록 보완해 주는 용도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신세계 본점이 명동과 남대문시장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해 면세점 들어서면 외국인 관광객들은 더욱 다양한 쇼핑환경을 누릴 수 있게 된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명동-신세계면세점-신세계백화점-남대문시장’을 잇는 관광벨트 효과로 외국인 관광객들의 선택의 폭이 대폭 늘어나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본점 본관에 시내면세점이 들어설 경우 남대문시장 상권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명동 방문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남대문시장 방문율은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다.
신세계디에프 성영목 사장은 “외국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명동상권의 경우 면세점 공급이 부족해 오랫동안 줄서 쇼핑하는 불편을 감수해야만 했다”며 “신세계는 이 같은 핵심상권에 차별화된 고품격 면세점을 선보여 시장을 키우고 관광산업 및 내수경기 활성화, 고용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신세계그룹은 서울 시내면세점의 규모를 연면적 1만8180㎡(5500평) 정도로 개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