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10명 중 6명 이상 직장에서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구미영 부연구위원과 서유정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부연구위원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되는 '한일 여성노동 포럼'에서 발표한 '한국의 직장 내 괴롭힘 실태 및 법·제도적 보호 현황' 자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자료에 따르면 6개월을 기준으로 전체의 62.3%가 지속적이지는 않으나 1번 이상 괴롭힘을 당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또 전체의 4.1%는 매주 한 번 이상 괴롭힘을 겪었다고 말했다.
직장 내 괴롭힘이란 외면, 차별, 홀대, 공격 등 직장 내에서 근로자의 인격과 존엄을 침해하는 모든 행위를 뜻한다.
이들 연구위원은 이런 직장 내 괴롭힘이 피해자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을 훼손할 뿐 아니라 조직 전체에 큰 손실을 준다고 지적했다.
서 연구위원은 2013년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국내 기업의 손실 비용을 1건당 최소 1천548만원으로 산출했다,
이는 피해자의 결근이나 대체 인력 투입 시 생산성 감퇴, 상사와 감사 직원이 투입해야 하는 시간, 처벌 과정 비용 등을 종합한 액수다.
구체적으로 단순한 연간 인건비 손실만도 피해자 142만6천원, 가해자 90만5천원에 이른다. 또한 직장 내 괴롭힘은 제3자인 목격자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며 118만4천원가량의 인건비 손실을 초래한다. 이는 간접 관련자들에게 미치는 영향 등은 더하지 않은 최소 비용이라고 서 연구위원은 밝혔다.
또 이들 연구위원은 직장 내 괴롭힘의 경우 남성이 가해자, 여성은 피해자의 위치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대체로 남성이 조직 내에서 높은 위치에 있을 가능성이 큰데다 여성에 비해 자신의 공격성이나 폭력에 목적이나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성향도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와 함께 외국 여성과 달리 한국 여성은 스스로 피해자로 인지하는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들은 밝혔다.
이들 연구위원은 국내 여성은 어린 나이부터 남아선호사상을 경험하는 등 지속적으로 부당한 대우에 노출되면서 자신이 괴롭힘을 당하는 것에 둔감해진 영향이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