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의 부상과 함께 생태계 육성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핀테크 기업들이 활동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뒷받침돼야 산업으로서 제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외 어느 기업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곳이 글로벌 컨설팅사 액센츄어의 핀테크 이노베이션 랩이다.
현재 액센츄어는 미국 뉴욕을 시작으로 영국 런던, 홍콩,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핀테크 생태계 육성 및 활성화를 위한 핀테크 이노베이션 랩을 운영 중이다. 글로벌 금융허브 역할을 해왔던 뉴욕, 런던, 홍콩, 더블린 등 금융중심 도시는 리먼 사태를 목격한 뒤 새로운 혁신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핀테크 스타트업 기업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금융기관들은 예전보다 기술적 혁신의 중요성에 대해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지만, 촉망받는 벤처기업들과의 직접적인 접촉 및 협업이 부족하다. 반면 신생기업들은 금융기관들에게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소요되는 2~3년의 판매 주기를 견뎌낼 자원과 자금이 부족한 상황이다.
세계 각 도시별로 운영되고 있는 핀테크 이노베이션 랩의 운영 목적은 환경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런던은 스타트업을 발굴해 경기를 활성화시키며, 홍콩은 모바일 기기를 활용한 금융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수익처를 찾고자 한다. 더블린은 사물인터넷(IoT)을 핵심사업으로 키우고자 했고, 그 출발점으로 핀테크 허브를 내세웠다.
랩 프로그램은 경쟁 과정을 통해 7개의 신생 기업을 선발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선정된 기업은 금융 서비스 업계 주요 임원들로부터 워크숍, 패널토론, 사용자 그룹 세션, 네트워킹 기회, 일대일 회의 및 발표를 바탕으로 멘토링을 받으며, 기술 및 사업 전략을 조정하고 개발할 수 있게 된다. 참가 기업들은 맨 마지막 투자자의 날에 금융사 임원 및 투자사를 대상으로 사업 아이템을 소개하는 자리를 갖게 된다.
액센츄어 핀테크 랩은 해외 핀테크 운영을 통해 얻은 몇 가지 시사점을 전했다. 먼저 금융회사의 자발적인 필요성에 따라 핀테크 생태계에 대한 참여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의사 결정권을 가진 금융회사 임원이 직접 참여해 사업화를 검토하고, 필요한 결정을 내릴 때 핀테크가 새로운 수익모델이 될 수 있다.
다음으로 핀테크의 목적 자체가 핀테크를 위한 생태계 조성에 있다는 것이다. 성공적인 스타트업들을 구현하고 있는 혁신DNA를 금융분야에 심기 위해서는 단순히 괜찮은 회사를 인수하면 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서로 협업할 수 있는 생태계가 마련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국 핀테크 분야는 현재 모바일 결제 중심으로, 모바일 결제는 핀테크 전체 산업 중 일부라는 점을 인식해 다양한 적용 방식 발굴이 요구된다.
핀테크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체계적인 지원도 필수이며, 국내 현실을 충분히 반영해 구체적이면서도 실질적인 계획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