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체육부대(상무) 골프단의 돌풍이 예사롭지 않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시즌 개막전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에 이어 챌린지투어 3ㆍ4회 대회에서도 상무 골프단이 우승컵을 가져갔다. 현재까지 진행된 1ㆍ2부 투어 5개 대회에서 상무 골프단은 3승을 합작했다.
지난달 26일 경기 포천의 대유 몽베르CC에서 끝난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에서는 허인회(28)가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를 쳐 연장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챌린지투어 3회 대회에서는 맹동섭(28), 4회 대회에선 양지호(26)가 각각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사실 상무의 돌풍은 누구도 예측하지 할 수 없었다. 프로골퍼 6명과 아마추어 골퍼 2명을 구성된 상무 골프팀은 올해 10월 경북 문경에서 열리는 세계군인체육대회를 대비해 지난해 11월 창단됐다. 하지만 겨울 동안 전지훈련은커녕 정상적인 훈련도 하지 못했다. 겨우내 체력훈련만 반복했다.
군인인 만큼 군대라는 정해진 틀에서 움직여야 한다. 개인행동은 철저하게 금지돼서 심지어 화장실도 보고 후 가야 한다. 경기가 끝나더라도 동료선수들이 모두 경기를 마칠 때까지 대기했다 군용 버스로 함께 이동해야 한다.
당연히 컨디션이 좋을 리가 없다. 시즌 첫 출전이던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 첫날 경기에서는 방두환(28)만 언더파를 기록했을 뿐 나머지 5명은 오버파로 부진했다. 평균 스코어는 76.5였다.
그러나 이들에겐 다른 선수들에게선 찾을 수 없는 게 있었다. 군인정신이다. 선수들은 수사불패(雖死不敗 : 죽을 수는 있어도 질 수는 없다) 정신을 앞세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개막전 우승이라는 값진 성적을 남겼다.
상무 골프단의 투지는 침체에 빠져 KPGA 코리안투어에 활약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회장을 찾은 갤러리들은 상무 골프단 선수들의 투지와 이색적인 모습에 흥미로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승혁(29), 박상현(32ㆍ메리츠금융) 등 간판선수들의 해외 진출로 흥행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던 KPGA 코리안투어에 새 바람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