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경영승계 대해부]‘허창수 체제’ GS 10년 성장가도… “4세 승계 당분간 없을 것”

입력 2015-04-27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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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씨 일가, 사촌 별로 승계… 4세대까지 현 상태 유지될 가능성

GS그룹 허창수 회장은 그룹 출범 10년째를 맞고 있다. 허창수 회장은 지난 10년간 그룹을 민간 재계 순위 7위까지 올리며 탄탄한 성장구도를 리드했다. 그러나 지난해 그룹 계열사 총순이익이 적자로 전환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또 지난해부터 그룹 친인척 계열분리설이 불거지면서 새로운 그룹의 형태가 짜여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장자보다 방계형 승계 가능성 = GS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 지주사 GS의 지분 구조는 LG그룹과 판박이 형태다. 그러나 친인척 간의 지분 이동은 너무도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LG그룹의 최근 3년간 친인척 간 지분 이동은 구광모 상무 중심으로 짜여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지난 2009년부터는 친인척들의 지분 현황을 공시하면서 지분 순위에 상관없이 구광모 상무를 구본무 회장 바로 밑 명단에 올리기 시작했다. 사실상 LG그룹의 장자승계 원칙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GS의 친인척 간 지분 변동은 사촌별로 직계 승계가 이뤄지고 있다. 또 형제간 직계별로 일정한 비율의 지분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특정 인물에 대한 몰아주기가 없는 셈이다.

이에 따라 재계 일각에서는 GS그룹 지배권은 현재의 상태가 4세대까지 계속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경영권 승계는 친인척 회의를 통해 사촌형제 간에 이뤄질 가능성이 유력시되고 있다. 하지만 GS그룹의 회장직은 다른 민간그룹 총수와 달리 사업구조에 대한 조율과 대표권을 가지는 수준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주력 계열사별로 친인척들이 나눠 경영권을 행사하는 현재의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4세대가 3세대의 역할을 승계한다고 가정하면 GS칼텍스는 허동수 회장의 아들인 허세홍 칼텍스 부사장이 맡고, GS와 GS건설은 허창수 회장의 자녀들이 경영권을 물려받을 가능성이 크다.

재계 관계자는 “GS그룹 계열사별 경영권을 보면 친인척별로 독립된 형태를 보이는 등 향후 승계구도에서도 현재의 상태가 지속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 계열분리설 ‘솔솔’ = 최근 들어 GS그룹 지배구조의 이슈로 떠오른 부분이 계열분리설이다. 특히 GS그룹은 이미 그룹 출범과 함께 삼양, 코스모, 승산 계열 등의 방계 형태로 꾸려졌다. 이들 방계그룹들은 이미 직계 가족별로 독립된 소유구조를 가지고 있다, 또 방계그룹 별로 내부거래가 적고 수직계열화된 구조도 아니기 때문에 경영권도 사실상 독립된 형태다, 법적인 절차만 거치면 쉽게 계열분리를 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실제 지난해부터 코스모그룹의 허경수 회장의 지분 변동이 계열분리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GS그룹 내 코스모그룹을 이끌고 있는 허경수 회장이 허창수 회장과의 친인척 계열분리를 위해 필요한 법적 절차 사항을 완전히 충족시킨 것으로 나타난 것.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은 지난해 8월부터 자신이 보유 중인 GS 주식 82만4009만주를 시장에 내놨다. 거래 횟수는 19회로 사실상 2~3일에 한 번꼴로 GS 주식을 매각한 셈이다. 현재 허경수 회장이 보유 중인 GS의 지분은 보통주 기준 2.11%에 불과하다.

허경수 회장은 GS 주식 매도와 함께 다른 행보도 보였다. 주식 판 돈을 고스란히 코스모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지만 자본잠식에 빠져 있는 코스모앤컴퍼니에 빌려준 것. 허경수 회장이 지난해 8월 이후 지난 24일까지 11회에 걸쳐 회사에 빌려준 돈은 200억원에 이른다. 여기까지만 보면 친동생이 사비를 털어 형 회사의 회생을 위해 구원투수로 나선 모습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대기업집단 오너가의 친인척 계열분리를 위해서는 지분과 임원 겸임, 채무보증 등의 3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허경수 회장은 그간 허창수 회장이 지배하고 있는 GS그룹 계열사와 임원 겸임 및 채무보증 거래 등을 하지 않았다. GS그룹 계열사들도 허경수 회장이 지배하고 있는 코스모앤컴퍼니와 자회사들의 자금 사정 악화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지원에도 나서지 않는 등 허창수 회장과 허경수 회장은 ‘한 지붕 두 가족’으로 사실상 독립경영 체제를 유지했다.

게다가 허경수 회장은 지난해 8월 이전까지 GS의 지분 3.15%를 보유해 계열분리에 대한 지분 조건인 3% 미만(상장사 기준) 기준을 웃돌았지만 이후 지분 매각 등을 통해 마지막 법적인 퍼즐도 완성한 상태다. 사실상 허창수 회장과의 별도의 상의 없이도 공정거래위원회에 친인척 계열분리 신청만 하면 당장이라도 GS그룹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상태인 것이다.

이에 대해 재계 일각에서는 허경수 회장이 GS그룹 계열이라는 메리트보다 친인척 계열분리를 통해 대기업집단에 적용되는 각종 규제에서 벗어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GS그룹 주력 계열사들의 지원을 사실상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코스모앤컴퍼니 등에 대한 빠른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계열사 간 채무보증 금지와 상호출자 금지, 내부거래 등의 규제를 받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GS그룹 측은 친인척 계열분리 가능성에 대해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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