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회생 기회 잡은 팬택은… 한때 국내 2위 스마트폰 ‘벤처 기업’

입력 2015-04-17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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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이 자금난 끝에 법정 관리를 신청한 2014년 8월 12일 오후 서울 상암동 팬택 사옥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
팬택이 기사회생 가능성에 한 발짝 다가섰다. 두 번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과 한 번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거친 팬택의 세 번째 인수전에 잠재적 인수후보 세 곳이 참여했다.

17일 오후 3시 마감된 팬택 공개 경쟁입찰에는 세 곳의 업체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지난해와 올해 이미 두 번의 입찰이 실패한 만큼, 사실상 이번이 팬택이 회생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접수 마감 하루 전인 16일 오후까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곳이 한 곳도 없었지만, 이날 접수 막바지에 세 개 업체가 팬택 인수 의사를 밝혔다.

팬택은 지난 1991년 박병엽 전 부회장이 6명 직원과 함께 출발한 기업이다. 창업 10년 만에 직원 2000여명, 연매출 1조원으로 성장하며 업계에서 ‘벤처 신화’로 불려졌다.

1992년 무선호출기 사업으로 첫 발을 내딘 팬택은 1997년부터 휴대폰 사업을 시작했다. 모토로라와 1500만 달러 외자유치 및 전략적 제휴계약을 이끌어내는가 하면 연간 3억 달러 규모의 단말기 수출 계약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휴대폰 사업으로 기업 체질을 변화해가던 팬택은 2001년 당시 매출 규모 1조원의 현대큐리텔을 인수했다. 현대큐리텔을 인수하며 연구개발(R&D) 인력을 650명 확보했고 연간 40개 이상의 독자 모델을 개발했다. 단말기 생산 규모도 연간 1200만대를 넘어서며 매출액 기준(미화 달러) 5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후 2005년 프리미엄 브랜드 ‘스카이’ 휴대폰을 만들던 SK텔레텍을 인수하면서 국내시장에서 입지를 굳혔다. 매출 3조원, 종업원 수 4500여명(연구인력 2500여명)의 대기업으로 성장한 것. 이 해 팬택은 국내 휴대폰 제조사 최초로 일본 시장 진입에 성공하는 쾌거를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사업확장으로 유동성 위기가 불거졌고 2007년 팬택은 1차 워크아웃에 돌입, 2011년에 워크아웃을 마쳤다. 워크아웃 기간 중 팬택은 18분기 연속 흑자를 거두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2010년에는 국내 최초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스마트폰인 ‘시리우스’를 포함해 스마트폰 7개 모델(시리우스, 이자르, 베가, 미라크, 베가엑스)을 출시했다. 그 결과 2011년에는 국내 휴대폰 시장 2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전자, LG전자를 경쟁 상대로 삼고 프리미엄 스마트폰 전략을 펼친 팬택은 경쟁에서 뒤쳐졌고 2014년 3월 2차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팬택 채권단은 국내 이동통신 3사에 출자전환 참여를 요청했고 그 해 7월 이통사는 채무상환 유예기한을 2년 연장하는데 합의했다. 하지만 이후 8월 팬택은 자금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지난해 9월 서울중앙지법이 팬택 M&A(인수ㆍ합병) 매각을 공고하며 입찰 절차가 시작됐지만 첫 번째 본입찰은 유찰됐다. 올해 1월 재개된 두 번째 매각작업에서는 미국 자산운용사 원밸류에셋 컨소시엄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며 새 주인을 맞는 듯했지만 매각대금이 송금되지 않으면서 매각이 무산됐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원밸류에셋 컨소시엄과의 수의계약 포기 및 공개매각 재추진을 밝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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