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공무원연금공단에 따르면 이달 말까지 개포8단지 감정평가를 진행한 후 이사회와 연금심의위원회 절차를 거쳐 이르면 다음 달 늦어도 6월까지 단지 전체를 매각하는 공고를 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공무원연금공단은 지난해 8월 의뢰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최근 마친 상태고 기획재정부의 승인도 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공무원연금은 매각을 위해 임대계약 만기가 도래한 입주 공무원들의 재계약을 제한하는 한편 최종 거주일도 내년 말까지로 통보한 상태다.
개포8단지 공무원아파트는 강남구 일원동 611번지에 위치해 있고 12층 높이 10개동으로 이뤄졌다. 55㎡ 600가구와 66㎡ 780가구 등 1380세대와 독신자 숙소 300세대가 들어서 있다. 면적은 7만3447㎡로 현대차그룹이 매입한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 규모와 비슷하다.
이곳은 현재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지정돼 있는데 서울시 개포지구 지구단위계획에 따르면 개포 8단지의 기본 용적률은 230%(기부채납 시 250%), 건폐율 60%로 최고 35층까지 신축이 가능하다.
아직 매각방식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한전 부지처럼 일반경쟁입찰이 될 전망이다. 이 경우 매매가격이 1조2000~1조3000억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매각은 지난 해 공무원연금공단이 의결한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이 계획을 보면 공무원연금공단은 개포8단지와 고덕8단지 매각으로 1조5946억원을, 개포9단지 재건축사업으로 6578억원을 각각 확보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처럼 알짜 부지가 시장에 풀릴 것으로 보이자 대형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매각 규모가 큰 만큼 그룹 계열 건설사나 컨소시엄 형태의 인수가 유력하다는 것이 건설업계의 중론이다.
공무원연금공단은 부지의 용도변경 문제는 인수자가 처리할 문제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주택용지 이외의 용도로 사용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 경우 유통그룹들이 뛰어들 수도 있지만 가격이 높아질 가능성이 커서 다들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아직 매각공고가 나오지 않아 직접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건설사는 없지만 알짜 부지에 규모도 커서 물밑 수주전은 시작된 상태”라며 “하지만 관심이 높아질수록 수주전이 가열돼 가격이 너무 높아질 가능성도 있는 만큼 일단 매각공고 후 움직이는 건설사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