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기업이 된다고 말하면 뭐하나요. 액션플랜이 있어야지. 우암이 에디오피아에서 수주한 계약들은 모두 중국 공적개발원조(ODA) 입찰을 따낸 겁니다.”
송혜자 우암코퍼레이션(이하 우암) 회장이 동아프리카를 조명하는 ‘신의 한수’가 무엇인지 풀어내보였다. 지난 2013년 우암이 국내에서 두 번째로 에디오피아에 진출, 700만달러 규모의 OPGW(광복합가공지선) 서베이ㆍ디자인ㆍ설치 턴키공사를 수주했다.
지난 1993년 설립된 벤처기업 우암은 정보통신솔루션 업체로 출발해 송변전 감리사업과 컨설팅, 스마트그리드 등 사업을 펼치고 있다. 2011년 100만불 수출탑을 수상하고, 올해 300만불 수출탑을 기대하며 해외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그런데 유독 에디오피아에만 해외 법인을 설립했다. 낯설고 머나먼 에디오피아까지 진출한 것은 바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수조원에 달하는 ODA 사업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주한 사업이 기업에 실제 현금으로 돌아오느냐가 사실상 보장된 셈이다.
그는 “이런 것이 바로 니치마켓”이라며 “최근 가나에 사무소를 열고, 모잠비크에도 진출하려고 하는데 동아프리카를 눈여겨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송 회장은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중동 4개국 순방을 다녀온 경제사절단으로 참여했다. 우암은 순방후 사우디아라비아 기업 GAT와 400만달러 규모의 솔루션 구축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사우디 이슬람대학인 이맘대학교에 화상회의 솔루션을 구축하는 것으로, 이 대학은 남자 교수가 같은 공간에서 여학생을 가르칠 수 없는 이슬람 규율에 따라 교육 대체 수단을 찾던 중 우암의 솔루션에서 해법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중동에 이번에 처음 가봤는데, 기회의 땅이라고 여겼다”며 “날씨가 뜨겁고, 남녀가 함께 있을 수 없는 중동문화 등이 화상 사업에 딱 맞아 떨어진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송 회장은 앞으로 우암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히든챔피언’으로 키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일본, 에디오피아, 중동 등 해외에서 경쟁력을 갖추면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며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강한기업이지만 신뢰를 갖춘 기업으로, 그리고 직원들이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는 기업을 만들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100년 기업들은 교집합이 있다는 송 회장은 “20년이 지난 지금 저성장 늪에서 빠져 나왔다. 이제 100년 기업이 되기 위해 R&D투자를 열심히 하고, 집단지성이 발휘되도록 직원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우암은 지난해부터 1년에 100시간 직원교육을 실시한다.
송 회장은 지난해 말 판교테크노밸리 이전한 신사옥을 소개하며 벽돌 색깔 하나까지 자신이 골랐다고 알렸다. 이런 세심한 점은 여성CEO라서 볼 수 있는 면모가 아닐까 싶다.
여성CEO라면 갖춰야 할 자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여성이라는 성(性)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중동 순방 에피소드를 꺼낸 그는 “아침에 호텔에서 식사하는데 남자 한 분이 “왜 여성들끼리 밥을 먹죠?”라고 묻더라”며 “맞는 말이다. 비즈니스 자리인데 남녀는 상관없고 공과 사만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 나아가 여성들은 여성들끼리 감정적인 문제로 비즈니스의 기회를 놓치거나 망치기도 경우가 있어 안타깝다”며 “적어도 비즈니스를 한다면 성을 넘어서 전략적 사고를 하는 훈련이 되어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