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XP가 지원 중단 1년을 맞은 가운데 아직도 컴퓨터 OS(운영체제)의 윈도XP 점유율이 20%에 육박하며 보안의식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KOREAHTML5’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국내시장 윈도XP 점유율은 19.86%로 나타났다. 이는 윈도7의 55.96%보다 낮지만 윈도8(16.54%), 윈도8.1(3.47%)을 합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2017년 지원 종료 예정인 윈도비스타는 1.88%에 불과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 세계적으로 윈도XP 점유율은 11.12%로 국내 시장의 절반에 해당할 만큼 점점 윈도XP를 지양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윈도XP 지원 종료 발표 당시 보안 취약성을 지적하며 상위버전으로 업그레이드를 권고했다. 금융권과 대기업 등은 대부분 상위 버전으로 교체를 완료했지만 일부 중소기업과 개인사용자들은 아직도 윈도XP를 사용하고 있는 곳이 많다.
업계에서는 OS를 교체하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라이선스 비용문제를 꼽았다. 개인사용자라면 몰라도 중소기업 입장에서 수십~수백대에 이르는 컴퓨터 OS를 한 번에 교체하기에는 비용 부담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 관계자는 “윈도 OS를 바꾸고 싶어도 비용 부담 때문에 교체하지 못하고 있는 곳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암암리에 불법 복제 OS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실질적으로 불법인지 정품인지 가려낼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윈도XP에 맞게 개발된 소프트웨어 등이 상위버전과 호환성이 맞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사용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윈도XP를 계속 사용하면 보안성에 치명적인 취약점을 갖게 된다는 점이다. 윈도XP 지원이 종료됐다고 해서 OS 자체를 사용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운영체제 취약점이 발견돼도 이에 대한 패치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당장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도 앞으로 취약점을 파고들어 해킹·악성코드 감염 등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 만큼 윈도 상위버전으로 교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윈도 교체 지원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는 만큼 하루 빨리 윈도 상위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며 “부득이한 경우 보안업체의 PC용 백신 프로그램 설치 등 최소한의 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인터넷진흥원은 국내 100대 사이트 중 쇼핑몰, 이동통신사 등 13개사와 협력해 페이지뷰 샘플 약 210억건(6월·11월)을 수집·분석했다. 웹브라우저 등 인터넷 이용환경이 기업의 사업 전략 수립 시 활용할 수 있도록 매년 상·하반기에 걸쳐 현황조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