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중국 시장에서 900만대 판매를 달성한 현대기아차는 다시 7개월만에 누적판매 1000만대를 넘어섰다고 6일 밝혔다.
이는 현지 1위 업체인 폭스바겐이 기록한 25년과 2위 업체인 GM의 17년보다 최대 12년 빠른 속도다. 누적판매 1000만대 중 베이징현대가 654만7297대를, 둥펑위에다기아가 345만3479대를 각각 차지했다.
◇놀라운 ‘현대 속도’… 2010년부터 100만대씩 늘어= 현대기아차가 누적 1000만대 판매를 경쟁자보다 일찍 달성한 것은 증가하는 시장 수요에 맞는 차종을 적기 공급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는 2002년 중국 국영기업 베이징기차와 함께 현지 합작사 ‘베이징현대’를 설립했다. 같은 해 12월부터 EF쏘나타(현지명 밍위)와 아반떼XD(엘란트라)를 성공적으로 출시해 현지 진출 2년 만인 2004년에 판매 5위에 올랐다. 또 이듬해에는 4위까지 상승했다.
기아자동차 역시 둥펑기차, 위에다기차와 함께 3자 합자로 ‘둥펑위에다기아’를 설립하고, 2002년 천리마를 시작으로 지속적인 현지화 전략을 펼쳤다. 그 결과 연평균 32%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현지 8위 업체로 성장했다.
현대기아차가 중국 시장에 진출한 첫 해인 2002년 판매 실적은 3만1097대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6년에 누적판매 100만대를 돌파했고, 2010년부터는 매년 100만대 이상을 더 판매하며 판매량을 급격히 끌어올렸다. 현대기아차는 2009년부터 6년째 현지 3위권 자동차그룹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판매호조는 올 3월에도 이어졌다. 현대차가 10만2552대, 기아차가 5만9001대를 팔아 전년 동월보다 각각 7.9%, 12.4% 증가했다.
◇현지 전략차종 ‘적중’이 성공 이끌어= 현대기아차의 중국 시장 성공요인은 △현지 전략차종 투입 △최대 차급시장 적극 공략 △적기 생산능력 확대 등 3가지로 꼽을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중국 진출 첫 해, 한국에서 인기 모델(EF쏘나타, 아반떼XD)과 더불어 현지 전략모델(천리마)을 동시 투입했다. 현대기아차는 특히 소득 수준과 기호가 다양한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현지 전략차 개발에 집중했다.
기아차의 첫 현지 전략모델인 천리마는 2002년 1871대로 시작해 진출 4년째인 2005년에는 6만6298대로 판매량이 35배 급증했다. 현대차의 첫 중국 전략모델인 ‘위에둥(중국형 HD아반떼)’ 역시 출시 5년 만인 2013년 누적 판매 100만대를 돌파했다.
최근에는 현대차 ‘밍투’와 ‘ix25’, 기아차 ‘K2’와 ‘K4’, ‘KX3’ 등 중국 시장에만 출시하는 중국 전용모델 수를 확대해 현지화에 더욱 속도를 높이고 있다. 해당 모델들은 개발 단계부터 중국 소비자를 철저히 분석, 현지 시장에 최적화했다는 평이다.
현대차의 현지 중형모델인 밍투(CF)의 경우 지난해 13만4997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체 중국 중형차 시장의 4.8%에 달하는 수량이다.
현대기아차의 두 번째 성공 요인은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수요가 가장 큰 준중형과 성장률이 가파른 SUV를 두 개의 축으로 공략한 데 있다. 중국에서 준중형 차량은 2014년 806만대로 전체 시장의 절반(47.4%)가량을 차지한다. SUV 역시 2014년 396만대(23.3%)를 기록, 전년 대비 37% 성장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중국 준중형 시장에서 현대차 5개, 기아차 8개 총 13개의 모델을 투입, 모두 108만대를 판매해 점유율 13.4%를 기록했다. 또 중국 SUV 시장에서는 현대차 4개, 기아차 2개 총 6개의 모델을 투입, 총 40만대로 10.2%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했다.
◇판매량보다 두 배 많은 생산능력 확보 '주효'= 3번째 성공 요인은 적기에 생산능력을 확대한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중국 자동차 시장의 가파른 성장을 예측, 적기에 신규공장을 건설했다.
2008년 현대기아차의 중국 시장 판매 대수는 43만6514대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해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2공장을 완공해 판매 대수의 두 배에 달하는 104만대의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2공장에서는 위에둥 등 중국 시장에 특화된 현지 전략모델을 생산한다. 이들 2공장은 가동 2년만인 2010년에 총 103만6036대를 생산해 가동률 100%에 도달했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중국에서 베이징현대 1~3공장과 쓰촨현대 상용차공장, 둥펑위에다기아 1~3공장까지 합쳐 195만대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다. 최근 창저우에 4공장을 착공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충칭시에 제5공장도 착공했다. 이를 통해 오는 2018년에는 중국에서 270만대 생산체제를 가동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