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비자 10명 중 7~8명은 제품을 구매할 때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을 염두에 둔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소비자 대부분은 기업이 윤리적 경영을 실천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물론, 비윤리적 기업의 제품은 구매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현실에서 실천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만큼 소비자들에게 ‘착한 기업’ 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란 단어는 이제 더 이상 생소하지 않다는 의미기도 하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소비자들에게 빠르게 전달되고 있다. 기업들 역시 제품이나 사업 명칭에 ‘착한’을 붙이는 등, CSR 활동과 관련된 이미지를 브랜드 마케팅 수단에 활용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기업의 CSR 활동이 과거보다 늘어나고 있지만 순수한 사회공헌이라기보다는 영업을 위한 수단이라는 냉정한 평가도 나온다. 이는 CSR 개념이 도입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우리나라의 경우 CSR 관련 활동이 상당 부분 왜곡되어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한국 기업들은 수익 창출을 위한 공헌 활동은 적극적이나, 영업 과정에서 생겨나는 법적·윤리적 책임은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은 협력업체와의 상생에 기업들이 적극적이지 않다는 것을 대표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모 기업의 한 CSR 담당자는 “국내 기업들은 CSR에 대한 표면적 개념에 익숙할 뿐, 그 의미와 형태 등 본질적인 체계는 깊숙하게 자리잡지 못했다”면서 “이를 최고경영자(CEO)에게 설득하고 이해시켜 실제 행동으로 나서게 하는 것이 CSR 활동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반면 오랜 CSR 역사를 가진 전 세계 글로벌 기업들은 기업 이익, 환경 지속성, 사회적 책임이라는 세 가지 기준으로 기업 실적을 측정하는 비즈니스 원칙을 준수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한국 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CSR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버리고 통합적인 CSR를 이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CSR 관련 한 전문가는 “기업들은 CSR를 통합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GRI(지속가능 보고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국제기구)를 통해 보고서를 발행한다”며 “CSR를 선도하는 기업은 장기적으로 더 많은 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GRI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 기업은 삼성SDI, 현대자동차 등 일부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