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만난 김지환 위자드웍스의 표정에는 환한 미소 속에 자신감이 묻어났다. “아직 배워야 할 것도 많은 주니어”라고 말하는 그는 지난해 입사한 직원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당당했다.
위자드웍스는 2006년 11월 설립된 장수 스타트업이다. 초기 개인화플랫폼 위자드닷컴과 위젯 사업을 진행했으며, 최근에는 모바일 클라우드 서비스 ‘솜 클라우드’와 키보드 앱 ‘테마키보드’를 주력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국민대 국사학과 07학번인 김지환 대표는 졸업하기 한 달 전인 지난해 1월 위자드웍스에 발을 들였다. 학창시절부터 SK행복나눔과 KBS아트비전 등에서 드라마 촬영 등을 도우며 다양한 경험을 하며 발로 뛰어다녔다. 위자드웍스의 대학생 마케터 프로그램인 ‘호그와트 마법사’를 수료한 지인의 소개로 이력서를 내고 회사가 개발한 앱 ‘매직데이’ 광고영업을 위해 입사했다. 하지만 그 해 5월 매직데이가 옐로모바일에 매각되면서 자연스럽게 경영지원업무를 담당하게 됐다. 김 대표는 “처음에 인턴으로 입사해 영업활동 등을 많이 배웠다”며 “회사의 회계, 총무 등의 일을 하면서 회사 전반적인 운영에 대해 책임지게 됐다”고 밝혔다.
김지환 신임 대표이사 발탁은 업계에서 전례가 없는 파격인사였다. 2006년 회사를 설립해 지금까지 위자드웍스를 이끌어 온 표철민 대표가 군입대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군입대를 하게 되면 사회에서의 어떠한 영리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대표직을 내려놓았다. 표 대표는 26일 입대를 앞두고 있으며, 김지환 대표는 오는 19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자리를 확정될 예정이다. 현재 모든 인수인계는 대부분 마친 상태다.
위자드웍스 직원은 10명이다. 대부분 3~4년의 경력으로 김 대표보다 나이가 많다. 30대 직원도 있다. 그런 위자드웍스는 왜 김지환 사원을 대표로 선출했을까? 김 대표는 “회사 전반적인 운영에 대해 책임지게 됐던 것이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고 자평했다.
그는 “처음 제의 받을 때는 CEO에 대한 공부가 부족했기 때문에 거절했다”며 “하지만 믿고 맡겨준 만큼 매출과 사업방향에 더 좋은 안을 낼 수 있도록 끌어가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자신의 장점으로 친화력과 끈기, 열정을 꼽았다. 하지만 단점으로는 부족한 경험이 가장 크다. 그는 업계 선배들에게 낮은 자세로 많이 배우고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나는 능력이 뛰어난 전문 CEO가 아니기 때문에 실무에 매진하는 일도 병행한다”며 “직원들이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서포트하는 관리형 리더가 될 것” 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 대표는 마지막으로 “대표이사 자리에 대해 두려움이나 불안감도 있지만 가진 것들에 비해 과분하게 믿어준 분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며 “믿고 따라오는 직원들을 위해서라도 회사의 성장과 더 나은 곳으로 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CEO가 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