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세기의 특허권 전쟁을 치른 애플이 자사의 첫 웨어러블 기기인 ‘애플워치’의 독자적인 기술에 일찌감치 방어막을 치고 있다.
애플은 9일 오전 10시(현지시간, 한국시간 10일 오전 2시)에 스마트워치인 ‘애플워치’의 상세한 스펙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 공개되는 애플워치 중 고가의 18K ‘애플워치 에디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애플워치’의 일부 모델 가격이 최소 1만 달러(약 1100만 원)에 달해 애플 제품으로는 최근 30여년 만에 최고가가 될 것이라고 지난 6일 보도했다. FT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애플로서는 2011년 스티브 잡스 사망 이후 최초의 새로운 제품군으로 애플워치를 꼽을 것이라며 애플이 전통적인 소비자 가전제품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명품시장에 뛰어든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정보기술(IT) 전문 웹블로그인 기즈모도는 애플이 자사의 스마트워치에 금(gold)을 소재로 사용한 것은 가격을 통한 수익성 확보보다는 특허권 취득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기즈모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2013년 6월 애플워치 에디션에 사용되는 금 소재의 특허를 출원했다. 해당 신청서의 미국 특허공개번호는 20140361670, 제목은 ‘Method and apparatus for forming a gold metal matrix composite’다.
변리사 출신인 구리하라 기요시 IT 전문 컨설턴트는 “애플은 애플워치 에디션에 사용되는 금 소재를 어느 하청업체에서 납품받았을텐데, 애플이 직접 소재에 대해 특허 출원을 신청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애플의 해당 특허출원 신청은 아직 심사 중이지만 조기에 특허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 출원과 같은 가출원에 우선권을 주장한 특허협력조약(PCT) 출원의 PCT/US2014/040827의 클레임17이 특허성이 있다는 국제조사보고서의 평가를 받았다는 점을 근거로 특허심사하이웨이(PPH )를 신청함에 따라 조기에 특허가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애플의 특허 주요 내용은 금과 공업용 다이아몬드 분말을 섞어 압연하는 방법이 핵심으로 알려졌다.
앞서 애플의 디자인총괄 수석 부사장인 조너선 아이브는 클레임17의 공정을 통해 애플워치 에디션의 금 소재는 통상적인 금합금보다 2배 가량 견고하다고 밝힌 바 있다.
구리하라 컨설턴트는 “애플의 특허가 인정되면 다른 업체가 금 소재를 사용한 애플의 고가의 스마트워치를 흉내낼 수는 있어도 이 제조 공법은 따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다른 업체들은 특허권 때문에 구리나 은과의 합금을 사용할 수 밖에 없다는 것.
구리하라 컨설턴트는 컴퓨터 사업에 머물지 않고 스마트워치 시장에까지 뛰어들면서 금 소재의 혁신으로 특허까지 취득하겠다는 애플의 광적인 집착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혀를 내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