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올 들어 국내외 세 곳의 굵직한 M&A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알짜 기업인 KT렌탈 인수를 위해 1조원 이상을 써가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해외에서는 세계 6위 면세점 기업인 ‘월드듀티프리(이하 WDF)’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경영권 지분 50.1%를 대상으로 진행되는데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실제 거래 규모가 3조~4조원에 달하는 거대 프로젝트다.
러시아에서는 초대형쇼핑몰에 인수를 위한 검토작업에 들어갔다. 루블화 폭락으로 인수 비용이 내려가긴 했지만 업계는 수천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들 M&A의 특징은 우선 철저히 자신있는 분야에 한정하고, 인수 시 곧바로 업계 1, 2위로 뛰어오를 수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했다. WDF 인수에 성공하면 롯데는 단숨에 세계 면세점 시장 2위에 오르게 된다. 롯데면세점이 올해 글로벌 2위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W전 세계 21개국에서 533개 면세점을 운영 중인 WDF의 시장점유율은 6.98%에 달한다. 현재 세계 5위인 롯데면세점(점유율 7.55%)이 WDF를 인수하면 점유율이 14.53%로 뛰어오른다. 1위인 스위스 듀프리(점유율 15.86%)를 바짝 뒤쫓게 되는 셈이다.
신 회장의 또 다른 키워드는 과감한 베팅이다. 설 연휴 KT렌탈 인수를 지켜본 관계자들은 “신 회장의 베팅 본능을 읽을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신 회장은 KT렌탈 입찰이 혼전을 거듭하며 매각 가격이 7000억~8000억원대에서 9000억원대로 높아지자, 과감하게 1조를 웃도는 액수를 써내며 역전승을 일궈냈다. 신 회장의 “시너지가 확실한 기업매물은 반드시 인수하라”는 특명은 올해 첫 대형 M&A 성사를 눈앞에 뒀다.
2012년 말 롯데하이마트 인수 때에도 향후 시너지를 확신한 신 회장은 1조2000억원이 넘는 돈을 쏟아 부은 바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신 회장의 M&A는 철저히 자신있는 전공분야에 한정하고 있다”며 “단숨에 업계 1, 2위로 뛰어오르는 시너지가 있다면 막대한 액수를 써내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후계구도 논란이 마무리된 후 이같은 행보는 더욱 두드러졌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