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넷마블게임즈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넥슨과 경영권 분쟁에서 방어태세를 갖췄다.
엔씨소프트는 16일 공시를 통해 넷마블게임즈의 지분 9.8%에 해당하는 2만9214주를 3802억6490만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넷마블이 발행하는 주식 총 26만8889주 중 9.8%에 해당하는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넷마블이 발행하는 신주를 제3자 배정방식으로 인수할 계획이며 게임 사업의 시너지 효과 창출이 주요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엔씨소프트는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35.88%), CJ E&M(35.86%), 중국 텐센트(25.0%)에 이어 4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업계에서는 엔씨소프트가 넥슨으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넷마블게임즈의 지분을 인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현재 자사주 8.9%를 보유하고 있지만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의결권이 없다. 하지만 우호적인 제3자를 확보해 자사주를 매각하면 의결권이 살아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우호 지분은 18.88%까지 늘어나 넥슨이 보유하고 있는 15.08%를 뛰어넘게 된다. 넥슨이 3일 주주제안서를 통해 엔씨소프트 자사주를 소각할 것을 요구한 것은 이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모바일게임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넷마블게임즈의 지분을 인수하며 모바일 시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현재 넷마블게임즈가 서비스하고 있는 세븐나이츠, 모두의 마블, 몬스터 길들이기 등이 구글플레이 매출 상위권에 올라있다. 또한 최근 출시한 모두의 쿠키가 구글플레이 인기 무료 1위에 오르는 등 모바일 게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서다. 여기에 엔씨소프트가 14일 모바일게임 개발사 ‘바이너리’에 20억원을 투자했다는 소식도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한다. 넷마블게임즈는 지난해 매출 5756억원, 영업이익 1035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공시에서 밝혔듯 게임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넥슨은 엔씨소프트의 이같은 결정에 유감을 표했다. 넥슨 관계자는 “관련된 내용을 사전에 전혀 공유받은 바가 없다”며 “4000억원에 가까운 거액의 투자로 소액지분을 확보한 점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는 지분 인수와 관련해 17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장소와 시간은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