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물공사의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 멕시코 볼레오 구리광산 개발사업(볼레오 사업)의 인수과정에서 김신종 사장이 사실상 경영권을 상실한 바하마이닝과 지분 인수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광물공사 이사회의 승인도, KBC 민간 주주사의 승인도 없이 김 사장이 독단적으로 벌였다고 ‘MB의 비용’은 썼다.
이에 따르면 공사와 민간 주주사들이 체결한 KBC의 주주 간 약정을 보면 증자 같은 주요사항은 KBC 주주들이 참가하는 운영위원회에서 4분의 3의 찬성투표로 의결하도록 돼 있다. 또 최종 의결에 반대하는 주주는 당해 증자에 참여하지 않을 권리를 갖는다. 바하마이닝과의 계약 체결에 따른 자금투입은 그 주체가 KBC이므로 당연히 사전에 안건으로 올려 의결을 거친 후 추진해야 했다. 그런데 김신종 사장은 이런 절차를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은 불법이기 때문에 KBC 민간 주주사들은 계약 자체를 무효화 할 수 있었다. 그러나 MB 정권의 서슬이 아직은 살아 있던 시기에 MB 자원외교의 대표적 사업에 대해 대놓고 따지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렇다고 위험한 사업에 무작정 동의하고 따라갈 수도 없었을 것이다. 민간 주주사들이 추가 투자를 거부하거나 아주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은 항의의 표시였는지도 모른다.
공사 이사회 승인 없이 계약을 체결한 것도 문제였다. 7월27일 이사회에서 김신종 사장은 바하마이닝과의 계약이 이사회의 사후승인을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둘러댄다. 그런데 이사회가 열리기 몇 시간 전에 이미 광물공사는 바하마이닝에 400만 달러를 송금했다. 이는 김신종 사장이 이사회에서 거짓말을 했거나, 아니면 바하마이닝과의 계약이 이사회 사후승인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니었음을 시사한다.
어느 경우든 문제가 된다. 거짓말을 했다면 이사회에 거짓 정보를 제공해 4억 달러가 넘는 대규모 자금투자 안건을 처리하도록 한 죄가 크다. 이사회 승인을 전제로 하지 않은 계약이었다면 이는 심각한 불법행위라고 책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