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9일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첫 회동을 가졌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112시30분께 당 대표실로 찾아온 문 대표를 맞아 “추운 날씨에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도 참배하신 것은 잘한 일”이라며 문 대표의 첫날 행보를 평가한 후 “이른 시일 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방문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문 대표는 “박근혜 정부에서 국민 통합을 위한 정치 쪽에 좀 더 노력을 기울여주면 좋겠다”며 “특히 김 대표께서 역할을 많이 해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김 대표의 노 전 대통령 묘역 방문에 대해선 “오시면 잘 준비해서 환대하겠다”고 답했다.
두 대표는 같은 부산·경남 출신인데다 경남중 1년 선후배 사이로, 현재 나란히 부산을 지역구로 뒀다는 점이 대화를 부드럽게 풀어가는 고리가 됐다.
김 대표는 “저하고 같은 시대에, 비슷한 지역에서 살면서 또 같은 학교를 다녀서 동질감이 많다. 같은 시대에 서로 같이 고민해 대화를 잘 하리라 믿는다”라고 친근감을 나타냈다.
문 대표는 김 대표의 과거 통일민주당 경력을 언급, “저도 시민사회운동을 하면서 김 대표를 뵐 기회가 많았다. 충분히 대화하고 소통할 수 있는 사이라고 생각하며 이런 관계가 여야 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최근 화제가 된 영화 ‘국제시장’도 화제에 올려 “아마 문 대표와 제가 국제시장 영화를 보는 마음이 똑같았을 것”이라고 했고, 문 대표는 “같은 날 봐서 재미있게 언론에서 다뤄졌다. 저희 가족사가 영화에 담겨있다시피 해서 감회가 남달랐다”고 답했다.
다만 두 대표는 정치 분야로 화제가 바뀌자 대립각을 보이기도 했다.
김 대표가 “여야가 상생하는 정치를 하는 게 국민이 바라는 일이기 때문에 여당이 항상 양보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무리한 요구만 안하신다면…”이라고 말을 꺼내자, 문 대표는 웃으며 “이제는 조금은 각오를 하셔야…”라고 응수했다. 이어 문 대표는 “3년 연속 계속된 세수결손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복지재원 대책은 어떻게 할 것인지, 복지는 또 지금 수준으로 충분한지, 서민증세와 부자감세 철회 문제라든지 등을 여야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진 비공개 회동에서는 복지와 증세 등 민감한 의제에 관해 뚜렷한 시각차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가 복지 중복에 따른 재정 어려움을 지적하자, 문 대표는 “하던 복지를 줄일 수는 없다"며 단호한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두 대표는 앞으로 여야 원내대표까지 더불어 ‘2+2’ 회의를 자주 갖거나 대표 회동을 자주 하자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고 김 대표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