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해운 경기를 반영하는 발틱건화물운임지수(BDI)가 거의 30년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상품가격 하락과 선박의 과잉 공급이 주요인으로 지목됐다.
BDI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608포인트로 전거래일보다 24포인트(3.8%) 하락했다. 이 지수는 1만1793으로 정점을 찍은 2008년 시점보다 95% 하락, 1986년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BDI는 발틱해운거래소(Baltic Exchange)가 발표하는 화물운임지수로 세계 26개 항로의 벌크화물 운임과 용선료 등을 종합해 발표한다. BDI는 글로벌 경제의 물동량과 수주량을 보여주기 때문에 보통 경기의 선행지표로 인식돼 왔다.
이 지수가 거의 30년 만의 최저치로 하락하면서 글로벌 해운업계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이 지수는 금융위기 이후 신규 선박의 과잉 공급과 중국 경제 성장 둔화, 상품 가격 추락 등 총체적인 원인에 의해 날개없는 추락을 거듭했다.
한 브로커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다음주(2월2일~)는 더 낮아질 것이기 때문에 상당히 무기력 상태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노르웨이의 파레토 인베스트먼트 뱅크의 에이릭 하발트센 애널리스트는 BDI 급락의 원인으로 선박의 공급과잉과 원자재 수주 부족을 지적했다. 세계 경제의 성장동력이었던 중국 부동산 시장의 과열이 식으면서 철광석 수요가 감소한 것이 직격했다는 분석이다.
이 여파로 석탄과 철광석 운송에 주로 사용되는 케이프사이즈(Capesize·12만 DWT 이상)급 선박의 용선료(배를 빌리는 값)는 하루 6707달러로 하락했다. 이는 전년 대비 50% 수준이다.
하발트센 애널리스트는 "일부 기업의 주가는 파산 조짐을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미국에 상장한 스콜피오벌커의 주가는 1.50달러로 지난 12개월간 85% 폭락했다. 스타벌크캐리어도 같은 기간에 67% 주저앉았다.
업계는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제'를 앞두고 BDI가 한층 더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