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에 무슨 일이⑤]신격호, 日롯데 이미 7년전 계열분리 사전 작업… 형제 분할 '신호탄'

입력 2015-01-12 17:14 수정 2015-01-1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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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일본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 보고서 단독입수… 롯데홀딩스와 롯데전략투자 두 축으로

일본 롯데그룹이 당초 국내 재계 안팎에서 알려져왔던 지배구조와 전혀 다른 모습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롯데는 이미 7년전부터 사업구조를 개편, 지배구조를 사실상 두 개의 그룹으로 분리해 운영하고 있었다.

이는 당초 재계 안팎에서 거론되고 있던 ‘장남-일본’, ‘차남-한국’이라는 승계 구도 예측에 상반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신격호 총괄회장이 오래 전부터 일본 롯데그룹에 대해 형제간 계열분리를 염두해 둔 것이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투데이가 단독으로 입수한 일본 롯데그룹의 사업구조변경 보고서인 ‘플랜 두 2008(PLAN DO 2008)’에 따르면, 일본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는 롯데홀딩스와 롯데전략투자회사를 두 축으로 하고 있다. 핵심 계열사는 롯데홀딩스가 지배하는 반면, 비주력 회사는 다른 쪽에 배치해 계열분리를 손쉽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보고서에는 그룹 계열사간 자분배분과 지주사 체제를 담고 있는 사업혁신을 두 축으로 하는 사업 재구축에 대한 계획을 마련, 일본 정부로부터 승인받고 추진한다고 밝히고 있다.

◇증자와 흡수합병 통한 자본금 분배 실시= 일본 롯데그룹은 2007년 당시 사업부문과 자산관리(투자) 부문를 갖고 있는 롯데와 롯데상사의 자회사의 자본을 적정한 금액으로 편성하기 위해 증자를 실시했다. 또 자회사(존속회사)와 롯데 제3자 할당 증자를 통해 자본준비회사(소멸회사)와 합병을 동시에 추진했다.

우선 롯데는 2007년 3월 말 특수목적회사인 일본 L3투자회사(L3)와 일본 L4투자회사(L4), 일본 L6투자회사(L6)에 대해 제3자 할당방식 증자 형태로 회사마다 3150만~6500만엔의 자금을 투입했다. 또 같은 날 L3와 L4를 각각 롯데아이스(옛 롯데빙과)와 롯데물산(옛 롯데물류)에 흡수합병시키고 소멸시켰다. L6도 일본식품판매에 흡수합병시켰다.

이와 함께 일본 롯데는 추가로 설립된 일본L1투자회사(이하 L1)과 일본L제7투자회사(L7), 일본L8투자회사(L8), 일본L제9투자회사(L9), 일본L제10투자회사(L10), 일본L제11투자회사(L11), 일본L제12투자회사(L12)에 대한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이후 이들 회사들은 사업부문 회사들에게 흡수합병시켰다. L7는 롯데애드, L8는 롯데리스(옛 롯데임대), L9는 롯데데이터센터, L10는 롯데부동산, L11은 롯데물산, L12는 롯데리아홀딩스, L1는 롯데건강산업에게 흡수합병되어 소멸됐다.

◇흡수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일본 롯데그룹의 최대 주력사 롯데에 의해 증자가 됐다가 각 계열사에 흡수합병 된 일명 자금준비회사들은 같은 상호명으로 흡수한 회사의 모기업으로 흡수분할을 실시했다. 또 주식스왑(교환)계약을 통해 순환출자 및 상호 출자 형태의 고리를 모두 끊어 내고 롯데홀딩스-각 투자회사-사업승계회사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형 지배구조를 구축했다.

우선 일본그룹은 최대주력회사인 롯데를 지주사인 롯데홀딩스와 흡수분할했다. 또 롯데상사와 롯데아이스, 롯데물산, 일본식품판매를 각각 투자회사인 L2와 L3, L4, L6에게 흡수분할시켰다. 이 과정에서 분할 회사의 주식을 분할 계약에 따라 현물배당 형태로 롯데홀딩스에 집중시켰다. 이 과정을 통해 롯데홀딩스는 롯데와 투자회사 L2의 완전 모기업이 됐다. L2는 롯데상사와 L3, L4, L6의 완전 모기업으로 자리를 잡았다. 또 L3와 L4, L6는 각각 롯데아이스와 롯데물산, 일본식품산업을 지배하는 투자회사 역할을 하게 됐다.

이와 함께 ‘플랜 두 2008’는 롯데홀딩스를 주축으로 하는 지주사체제와 함께 롯데전략투자회사를 중심으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을 확인할 수 있다. L2와 L4, L3, L6를 제외한 나머지 7개 투자회사들도 각각 롯데애드와 롯데리스, 롯데데이타, 롯데부동산, 롯데물산, 롯데리아홀딩스, 롯데건강산업들과 흡수분할 형태로 사업승계 계열사의 모기업이 됐다. 또 이들 투자회사들은 주식교환 방식을 통해 롯데전략적투자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됐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일본 그룹내 비주력 계열사들의 지배구조를 ‘롯데전략투자-각 투자회사-사업승계회사’ 형태로 재편한 것이다.

이와 관련, 롯데전략투자회사는 비주력 계열사를 지배하는 지주사역할을 하고 있지만 일본 롯데는 그룹 홈페이지에 이를 거론하지 않고 있다. 또 롯데전략투자와 롯데홀딩스간 지분 관계는 알 수가 없는 상태다. 다만 본지 취재결과 롯데전략투자회사의 대주주인 일본국제장학재단이 주식 209만주를 보유한 특수목적회사라는 점이 확인됐다.

◇신격호 회장, 일본 롯데그룹 계열분리 염두했나= ‘플랜 두 2008’에 따른 지배구조는 롯데홀딩스와 롯데전략투자간의 연결고리만 끊어내면 그룹이 두 개로 쪼개지는 투 트랙형 수직계열구조다. 따라서 롯데홀딩스와 롯데전략투자회사로의 재편은 일본 롯데그룹의 계열분리에 무게를 싣고 있다.

특히 일본 롯데그룹이 계열분리될 경우 국내 롯데그룹도 형제 간 계열분리로도 이어질 수도 있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일본그룹 계열분리 시나리오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롯데홀딩스를 지배하고 신동빈 한국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전략투자를 지배하는 방안이다. 이 경우 신동주 부회장은 통해 주력사인 롯데, 롯데상사, 롯데아이스, 롯데물산, 일본식품판매를 지배하게 된다. 또 신동빈 회장도 롯데전략투자가 지배하고 있는 각 투자회사를 통해 호텔롯데의 지배력을 확고히 할 수 있다.

롯데전략투자의 완전 자회사인 L1, L7, L9, L10, L11는 현재 호텔롯데의 지분 42%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홀딩스와 L4가 보유한 호텔롯데 지분 35%를 롯데알미늄 지분과 교환하면 신동빈 회장은 국내 그룹 계열사에 대한 일본 측 회사들의 영향력을 완전 배제할 수 있다. 또 신동주 부회장이 보유한 국내 계열사에 대한 개인 지분은 모두 시장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향후 지배구조 개편 작업 과정에서 계열사가 인수하면 그만이다.

재계 관계자는 “‘플랜 두 2008’에 따라, 일본 롯데그룹은 롯데홀딩스와 롯데전략투자가 손쉽게 계열분리를 할 수 있는 구조가 됐다”면서 “더불어 국내 그룹의 지주사격인 호텔롯데의 복잡한 지분구조도 비교적 편하게 해결할 수 있는 지배구조 방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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