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부활하고 있다. 지난 2008년 본격화한 금융위기 사태 이후 ‘팍스아메리카나’가 무너졌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상황은 달라졌다.
미국의 지난 3분기 경제 성장률은 선진경제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5%대를 달성했다. 이는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을 10배 가까이 압도하는 것이다. 대표적 초고성장국인 중국과는 2%포인트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한때 사양산업이었던 미국의 제조업이 살아난 데다 정보통신기술(ICT)산업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며 막대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미국의 부활은 글로벌 경제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저비용과 높은 생산성으로 상징되는 신경제에 힘입어 완제품 소비와 정보기술(IT) 투자를 성장 동력으로 삼았다.
그러나 최근 미국 경제의 성장을 이끄는 것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기계 등 하드웨어 부문이다.
일각에서는 ‘세계의 공장’이라던 중국 등 신흥시장이 장악했던 제조업의 주도권이 다시 미국으로 넘어갔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내수가 이끌던 미국의 경제 구조에서 수출 비중이 커지면서 중국은 물론 한국 등 수출 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은 긴장하고 있다. 미국의 성장이 다른 나라에 도움이 되던 시대가 지났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기축통화인 달러를 등에 업고, ‘셰일혁명’에 따른 오일머니까지 확보하게 된 미국의 독주가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글로벌 경제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