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의 유가증권 시장 상장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후 전개될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7일 재계,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제일모직을 둘러싼 삼성 지배구조 변화의 핵심은 제조 관련 계열사 대부분의 지분을 갖고 있는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 강화다. 이에 대해 수많은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지만, 가장 유력한 삼성 지배구조 개선 방안은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이다.
업계는 제일모직을 사업회사와 분할한 삼성전자 지주회사와 합병하거나, 삼성물산과 합병해 그룹의 지주회사로 만드는 두 가지 방안을 가장 현실성 있게 거론하고 있다.
제일모직에 대한 이건희 회장 등 오너 일가의 지분이 가장 많다는 점도 삼성 지배구조 변화를 빠르게 하는 주된 요인이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는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ㆍ삼성SDI→제일모직’ 등의 순환출자 고리를 갖고 있다. 오너 일가가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제일모직의 지분으로 그룹을 지배하고 있는 구조다.
제일모직은 오너 일가 지분이 4.69%에 불과한 삼성전자와 달리 이재용 부회장 23.24%, 이부진·이서현 사장 각각 7.75%, 이건희 회장 3.45% 등 상장 후에도 지분율이 40%를 넘는다. 이는 일각에서 삼성전자의 지배력을 확보하는 최적의 방안으로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꼽는 근거가 되고 있다.
제일모직 상장이 삼성그룹 후계구도에 어떻게 작용할지도 관심사다. 제일모직의 공모가가 5만3000원으로 확정된 것을 고려하면 이 부회장은 1조6500억원이 넘는 평가 차익을 낼 수 있게 됐다. 이부진·이서현 사장은 각각 5526억원을 현금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재벌닷컴에 따르면 제일모직 상장과 함께 삼성카드가 보유 지분 5.34%(624만9000주)를 전량 구주매출 형식으로 처분하면서 삼성그룹 금융-비금융회사의 핵심 순환출자 고리가 16년 만에 끊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