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실인사’에 연임 포기한 이순우 행장…관치금융 논란 확산

입력 2014-12-02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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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추위 외부 전문가 베일에 가려… ‘보이지 않는 손’작용 추측 무성

이순우 우리은행장이 결국 연임을 포기했다.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 이광구 부행장의 사전 내정설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내려진 갑작스러운 결정이다.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밀실인사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행장후보추천위원회(행추위)를 열고 행장 후보를 추천할 예정이다. 이 행장이 물러나겠단 뜻을 전함에 따라 이 부행장이 단독 후보로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전날 이 행장은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민영화를 위한 발자취를 돌아볼 때 이제 저의 맡은 바 소임은 다했다”며 “회장 취임 시 말씀드렸던 대로 이제는 그 약속을 지켜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고 연임 포기 의사를 밝혔다.

2011년 3월 우리은행 수장을 맡은 이 행장은 지난해 6월 지주사 회장 자리에 올라 금융당국과 호흡하며 민영화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를 끈질기게 설득해 우리은행을 존속법인으로 남기는 큰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에 행추위가 꾸려지기 전까지 차기 우리은행을 이끌 적임자로 이 행장이 꼽혔다. 행추위가 싱겁게 끝날 것이란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지난달 중순부터 분위기가 조금씩 변했다. 연임이 유력시되던 이 행장의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함께 하마평에 오른 이동건 수석부행장과 정화영 중국법인장은 온데간데없이 행장 후보가 이순우와 이광구로 압축됐다는 말까지 나왔다.

급기야 지난달 말에는 ‘BH(청와대) 인선작업 결과 서금회 멤버인 이광구 부행장이 내정됐다’는 근거 없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문제는 인선 작업을 확인할 길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은행 행추위는 사외이사 3명과 외부 전문가 3명, 예금보험공사 대표 1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우선 예보에서는 조현철 예보 부사장이 발언권을 행사한다. 우리은행에서는 최강식(연세대 교수), 임성열(예보 부장), 김용우(전 감사원 사무차자), 장민(금융연구원 연구조정실장) 감사위원회 위원 중 3명이 행추위에 참여한다. 외부 전문가 3명은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졌다.

A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 안에서 행추위 구성원을 아는 사람이 2명밖에 없단 얘기를 들었는데 이순우 행장도 몰랐다고 한다”며 “서금회 출신인 홍성국 부사장이 KDB대우증권 수장까지 오른 상황에서 우리은행도 밀실인사에 따른 관치금융 논란이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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