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취임사

입력 2014-11-19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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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웅섭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19일 오후 취임식을 갖고 임기를 시작했다. 진 신임 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금융산업과 감독당국에 대한 신뢰를 회복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하는 취임사 전문.

금융감독원 임직원 여러분 대단히 반갑습니다.

여러분들과 함께 금융감독원의 일원으로 일하게 되어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우리 금융산업이 한국경제의 재도약을 견인하는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하는 이 시점에,너무도 중요한 직책을 맡게 되어 조심스러움과 함께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우선, 그간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한국 금융산업과 금융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불철주야 헌신해 오신 최수현 전임 원장님과 여기 계신 임직원 여러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무엇보다도 저는 최근 연이어 발생한 금융사고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해 아낌 없는 희생과 뜨거운 열정을 다 하신 금융감독원 임직원 여러분들께 무한한 존경심을 느낍니다.

여러분들의 우수한 역량과 자질, 소명의식과 근면성실함이 있었기에 그간 많은 난제들을 슬기롭게 극복하였고, 한국 금융산업의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소중한 토대가 마련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심심한 위로와 함께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어려운 과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주요 선진국들의 경기둔화, 가계부채 문제 등 대내외 불안요인들로부터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공고히 지키고, 저성장의 늪에 빠진 금융의 역동성을 제고해야 하며,연이은 금융사고 등으로 훼손된 금융산업과 감독당국에 대한 신뢰 또한 하루 빨리 회복시켜야 합니다.

이러한 작금의 상황에서 금융감독원장으로서 제게 주어진 사명이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무엇보다도, 금융회사에 대한 철저한 건전성 감독을 통해 금융시스템을 튼튼하게 지키는 일이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가계부채 누증, 급격한 자본유출입 등 금융시스템에 일대 불안을 촉발할 수 있는 리스크 요인들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에, 상시감시를 한층 더 강화하고 필요시 신속하게 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단기적인 대내외 경제상황 변화에 편승하여 금융회사 또는 금융소비자의 자금이 특정 금융상품에 집중되는 쏠림 현상에도 각별히 유의할 것입니다.

특히, 거시건전성감독과 미시건전성감독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둘째, 우리 경제의 “動脈”이라 할 수 있는 금융이 실물경제 지원 기능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진취적인 금융환경을 조성하겠습니다.

부실여신 면책제도의 실효성 강화,직원 제재의 금융회사 위임,검사․제재 업무의 투명성과 공정성 제고 등을 통해 보수적인 금융관행을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아울러, 금융회사의 여신심사역량 강화를 유도하여 기술금융 활성화를 적극 지원하는 등 자금이 우리 경제의 생산적인 부문으로 막힘 없이 흐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셋째, 금융감독의 틀을 “不信의 기조”에서 “相互信賴의 기조”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습니다.

금융회사의 자율과 창의를 존중하고 촉진하는 것에 최우선의 가치를 두고, 시장과의 “소통”을 확대하겠습니다.

특히, 불투명하고 자의적인 구두지도, 법규에 저촉되지 않는 사소한 사항에 대한 책임 추궁 등 감독관행의 개선을 바라는 시장의 목소리에 보다 더 귀 기울일 것입니다.

또한, 금융회사를 감독대상으로만 생각하지 않고,금융 발전을 위해 서로 돕고, 상생함으로써 윈-윈하는 파트너로 바라 볼 것입니다.

다만, 금융시장의 안정을 저해하는 중요한 문제 발생시에는 이에 상응하는 책임을 확실히 묻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거시경제정책과 금융정책의 진행과정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여 필요시 협력하고, 감독실패를 초래하는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유관기관과의 정책공조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넷째, 금융산업과 시장의 공신력을 땅에 떨어뜨릴 수 있는 금융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금융현장에서 기본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 비슷한 유형의 사고가 되풀이될 수밖에 없으므로, 내부통제 및 지배구조의 근본적인 개선을 통해 금융회사의 실질적인 행태 변화를 이끌어 내겠습니다.

이를 위해, 동양그룹 사태, 개인정보유출 사고 이후 마련된 금융사고 방지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또한, 금융업계․관련 연구기관 등과 머리를 맞대고 지난 수년간 발생한 금융사고의 원인들을 체계적이고 심층적으로 분석하여“두껍고 강한 방패”와 같은 굳건한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할 것입니다.

다섯째,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인 금융소비자 보호와 서민금융의 양적․질적 개선을 위해 더 많은 감독역량을 투입하겠습니다.

금융소비자의 입장에 서서 불합리한 금융관행 개선을 지속 추진하는 한편, 성숙한 금융소비자 육성을 위해 국민들에게 금융교육 기회가 보다 폭넓게 제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울러, 서민들의 자활 의지 강화를 위해 금융회사의 서민금융지원을 확대하는 등“따뜻한 금융” 실천을 적극 유도하는 한편, 상대적으로 금융정보가 부족한 서민들을 주요 대상으로 하는 대출사기, 피싱사기 등 금융범죄 행위가 이 땅에 발붙일 수 없도록 금융사기 예방과 금융 보안 강화에도 각별히 힘쓰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금융감독원을 보다 역동적이고 청렴한 조직으로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민과 시장의 눈높이가 매우 높다는 것을 여러분들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기대치가 높다는 것은 우리가 몸 담고 있는 금융감독원이 국민들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이며, 이는 금융감독원이 충분히 자긍심을 가질만한 조직이라는 방증이 아니겠습니까?

따라서, 우리가 국민과 시장의 목소리에 조금 더 귀를 기울이고 우리의 몸가짐과 실력을 닦는다면 금융감독원은 지금보다 훨씬 더 사랑받는 조직이 될 것임이 분명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변화하고 혁신하는데 일말의 주저함도 없어야 하는 이유인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저는 우선,조직 내부와 외부의 의견을 빠짐없이 수렴하여 금융감독원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만들어 나가는데 집중하고자 합니다.

또한, 금융감독원이 시장으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글로벌 수준의 금융감독 역량 확충과 고도의 청렴성 유지에도 힘쓸 것입니다.

조고각하(照顧脚下)주)라는 말처럼 임직원 여러분들께서는 국민들이 항상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으로“사려 깊고, 청렴한” 모습을 잃지 않도록 특별히 부탁을 드립니다.

아울러, 한국 금융에 대한 애정과 열의를 가진 능력 있는 직원들이 적극적이고 소신 있게 일할 수 있도록 인사․보상 체계도 단계적으로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임직원 여러분 !

촉한의 제갈량이 쓴 계자서(戒子書)에는 “담박명지 영정치원(澹泊明志 寧靜致遠)”이라는 말이 있습니다.“욕심이 없고 마음이 깨끗해야 뜻을 밝게 가질 수 있고, 마음이 편안하고 고요해야 포부를 이룰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저는 앞으로 조용하고, 차분하게, 근본적인 변화와 개혁을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또, 이러한 노력이 지속된다면 가까운 장래에 금융감독원이 우리 국민과 시장의 기대치를 뛰어 넘는 세계 일류 수준의 금융감독기구로 발돋움하고, 금융감독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나갈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여기 계신 여러분들 또한 저와 함께 변화에 동참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저는 금융감독원장으로서 여러분들이 조직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감독업무에 전념할 수 있는 업무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임을 다시 한 번 약속드립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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