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론으로 채택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개별의원들의 판단에 따라 전원이 공동발의에 참여해 사실상 당론이 된 셈이다.
규제개혁이 돈 안 드는 최고의 경제정책이라는 총론에는 특별한 이견이 없지만 연내 통과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 다양한 오해들이 제기돼 온 만큼 법안 심의과정에서 충분한 설명과 토론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오늘은 대표적 오해에 대한 설명으로 규제개혁특별법을 짚어보기로 한다.
◇규제개혁은 대기업이 주로 혜택을 본다?
그럴 수도 있다. 투자 대비 혜택을 측정하지 않고 절대량만 놓고 보는 오류를 범한다면 말이다. 기업수 기준 1%의 대기업이 설비투자의 94%(2013년), R&D의 74%(2012년), 제조업 생산의 52%(2012년)를 점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현장의 목소리는 어떤가?
중소기업 CEO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2014년 9월, 중소기업중앙회) 결과를 살펴보면 대·중소기업 동반성장(46%)과 동일한 비중으로 과감한 규제개혁(46%)을 요구하고 있다.
중소기업인 규제 개선 체감도 조사(2014년 3월, 중소기업중앙회)에서도 중소기업인 2명 중 1명은 “규제개선 시 투자할 계획”이라고 응답했으며, 4명중 1명은 “규제로 인해 기업활동이 영향(매출감소 30%, 사업확장 포기 21% 등)받고 있다”고 답했다.
1999년 7128건이던 중소기업 규제가 지난해 말 1만5260건으로 2배 이상 증가(중소기업연구원 발표)했다는 점도 중소기업에 대한 규제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대목이다.
규제개혁특별법에도 각 부처의 규제 신설·강화 시 또는 기존 규제 정비 시 소상공인, 중소·중견기업의 규제 부담은 면제하거나 경감시켜 줄 방안을 의무적으로 검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규제개혁위원회가 내린 중소기업 등에 대한 규제 부담 완화 권고에 대해서도 각 부처는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이를 따르도록 강제하고 있다. 중소기업 옴부즈만의 규제 개선 의견 제출권도 법적으로 보장해 주었다.
◇규제개혁으로 국민안전이 위험하다?
규제개혁특별법은 법안명에서 알 수 있듯 일방적 규제완화법이 아니라 규제를 개혁하는 법인 만큼 국민과 기업의 자율과 창의성을 제약하는 규제는 개선시키되 생명·안전 규제는 보완·강화하는 투 트랙(two-track)의 내용을 담고 있다.
규제정비 시 생명·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고, 국민이 미흡하다고 판단하는 안전 등의 규제는 직접 보완을 청구할 수 있도록 했으며, 규제비용의 총량관리에서도 국민의 생명·인권·보건·안전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규제는 제외키로 결정했다.
국민의 생명·안전 규제는 더 강화하고,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철저히 점검해 ‘더 나은 규제’(Better Regulation)가 되도록 규제품질 개선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일자리 창출과 생명·안전의 보장 두 가지 측면에서 국민들의 체감도를 높이는 것이 이번 규제개혁특별법 제정의 또 다른 목적이기 때문이다.
규제개혁에 대한 오해는 씻고, 여론(輿論)과 중론(衆論)은 합리적으로 정론(正論)에 수렴시켜 돌아오는 새해가 규제혁파 원년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