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회가 17일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혁신안의 고수방침을 정했다. 지난 11일 의원총회에서 당내 의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후퇴안’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혁신위의 본래 취지를 잃지 않기 위해 강경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혁신위 대변인인 민현주 의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전체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 차원에서 특권 내려놓기 관련 수정안은 내놓지 않기로 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또 “혁신위가 최종안을 만들거나 의사결정 법안을 만드는 기구가 아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혁신위안을 발표하면 그것에 대해 토론해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지도부 차원에서 결정하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의총에서 재인준을 해야 하는 김무성 대표에게 공이 넘어갔다. 앞서 의총에서 의원들의 반발을 샀던 특권 내려놓기 주요 혁신안은 △체포동의안 제도 개선 △출판기념회 금지 △‘무노동 무임금’에 따른 세비 혁신안 등이다. 결국 11일 의총의 인준에는 실패했다.
새누리당은 또다시 의총을 열고 재인준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대표는 혁신위에 세비 등 일부 혁신안을 수정하도록 설득했지만 김문수 위원장이 이끄는 혁신위로부터 사실상 거부된 셈이다. 다만 혁신위는 24일 전체회의에 혁신안에 반대했던 의원들을 공식적으로 초청해 간담회를 열고 혁신안에 대한 추가 설득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이날 회의에선 △가치정책 △국회개혁 △정당개혁 △공천개혁 등 4개 소위원회별 논의 과제에 대한 발표가 진행됐다. 가치정책 소위는 당 강령에 북한인권 문제를 포함하는 것을 비롯해 새누리당이 지향하는 가치를 충실히 반영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국회개혁 소위는 국정감사 제도개혁과 의원외교 가이드라인 설정, 대정부 질문 효율화 등 대책을 마련한다.
정당개혁 소위는 반서민·영남·기득권 정당 이미지 탈색을 위한 방법을 논의하고 공천개혁 소위는 공천권을 당원에게 돌려주는 과정에서 정치신인 진입 문제 등 제도보완책을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한편 이 같은 원안 고수 방침에 당초 혁신안을 반대했던 의원들의 반발이 거세질 전망이다. 앞서 홍일표 의원은 이날 오후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3대 쟁점에 대한 반박안을 조목조목 설명하며 “토론 과정에서 의원들이 제기한 문제의식은 상당부분 일리가 있다고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정치와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 싸늘하다는 것은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다”며 “문제를 걸러낸 나머지 사항들에 대해서는 모두 추진해 나갈 생각을 해야 하고, 당 지도부는 의원들의 이의를 진지하게 검토해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는 아량을 보여야 한다”고 타협안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