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내 쿠르드 자치정부(KRG)가 관할 지역에서 생산된 원유를 독자 수출하며 중앙정부와 빚어온 갈등이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고 13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날 이라크 중앙정부는 KRG로부터 하루 15만 배럴의 원유 처분권을 넘겨받는 대신 5억 달러(약 5480억 원)를 일시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15만 배럴은 KRG의 하루 원유 수출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이며 5억 달러는 KRG 공무원들의 임금 지급에 사용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양측은 조만간 포괄적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에 착수한다.
사핀 디자이 KRG 대변인은 “이번 합의는 최종 해결책이 아니라 포괄적 타결을 위한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KRG는 원유 자체 수출을 금하는 중앙정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터키에 독자적 원유 수출을 강행해 당시 이라크 총리는 KRG 몫으로 할당된 국가 예산 지급을 일부 보류했다. 지급이 보류됐던 KRG 몫은 전체 예산의 17%로 2013년 회계연도 기준으로 120억 달러에 달한다.
그동안 KRG는 하이데르 알아바디 총리가 10월 취임한 후 3개월 내에 예산 지급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새 정부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압박해왔다.
한편, 이라크 내 시아·수니파와 쿠르드족의 통합 필요성을 강조해온 미국은 이번 협상 타결을 반기고 있다. 젠 사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번 합의는 이라크 정부와 KRG 간 갈등을 유발해온 복잡한 문제들을 다루기 위한 고무적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올 들어 KRG는 수니파 반군 이슬람국가(IS)의 득세로 이라크 내 혼란이 가중되자 독립을 추진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는 IS 격퇴를 위해 중앙정부 및 미국과 협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