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 화상경마장에 경비원을 불법배치했던 한국마사회가 경찰 조사를 앞두고 경비원들 사이에 입을 맞추도록 지시하는 등 의도적으로 수사를 방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진선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0일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용산 화상경마장에 배치됐던 경비원들이 경찰 수사를 받기 전 마사회의 지시로 입을 맞춘 정황이 포함된 경비원들의 녹취록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진 의원은 지난 8월 마사회가 용산 화상경마장에 성범죄 및 폭력 전과자 등 무자격자를 경비원으로 배치하고 일부 경비원들을 ‘경마장 입점 찬성’ 집회 등에 참석하도록 했다면서 경찰 수사를 요청한 바 있다.
진 의원이 공개한 녹취를 보면 해당 경비원 몇몇이 “(우리는) 잘못한 것도 없잖아요. 지네들(마사회로 추정)이 시켜서…돈 몇 푼 벌려고 왔다가 이게 뭔 짓”, “어차피 우리는 입맞췄으니까 그대로만 가면…(문제없을 것)” 이라고 말한 부분이 들어있다. 또 “우리가 일 못해서 그렇지 뭐. 벌금 맞아버리면 돈이야 여기서(마사회로 추정) 준다잖아요”라는 말도 있다.
진 의원은 “마사회 용산지사가 경비원들을 대상으로 ‘지시에 의해서가 아니라 경비원들이 자발적으로 집회에 참여했다’고 진술하도록 한 것”이라며 “위증교사이자 증거인멸 교사 혐의가 명백하므로 이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