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이 3.7%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정부(4.0%), 한국은행(3.9%)의 전망치 보다 다소 낮은 수준이다.
20일 하나금융그룹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15년 경제ㆍ금융시장 전망' 보고서를 내고 내년 경제 성장률이 올해의 3.5% 대비 소폭 상승한 3.7%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책 당국의 적극적인 재정 및 통화 확대 정책으로 내수의 성장 기여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가계부채와 투자부진 등 구조적인 문제가 지속되고, 경제주체들의 자산가격 상승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기 때문에 정책 효과가 하반기까지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영준 연구위원은 "정책당국의 '끝장' 경기부양으로 순환적 회복이 가능하지만, 구조적 저성장 위험은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민간소비는 정책지원과 세월호 기저효과로 부진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담배세ㆍ자동차세 등의 증세와 대외환경 악화로 소비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설비투자는 제조업 유휴설비 존재와 기업 수익성 개선 부진 등으로 증가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출은 미국의 경기회복과 세계 교역량 확대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중국 수입구조 변화와 원ㆍ엔 환율 하락으로 증가폭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가는 국제 원자재 가격 안정세와 원화 강세, 기대 인플레이션 안정 등으로 3년 연속 한은의 물가안정목표(2.5~3.5%)를 하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구소는 또 가계부채 문제와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우려 등으로 한국은행이 당분간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금리는 기준금리 동결 기조로 단기금리 상승 압력이 제한되는 반면 장기금리는 글로벌 금리상승 등으로 반등 압력이 부각되면서 장단기 금리차가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원ㆍ달러 환율은 내년 900원대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요국의 통화정책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달러화 공급우위 환경에 힘입어 원화강세(하락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연구소는 내년 가계부분의 부채조정 지연과 기업의 신용리스크 부각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저금리 환경지속과 부동산 규제완화 등으로 주택 대출 수요 증가하면서 가계의 부채조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자금조달 여건의 악화 가능성, 엔저부담, 중국발 경쟁위협 증대 등에 따라 한계기업은 물론 수출기업까지 신용리스크가 부각되며 국내 금융시장의 상대적 안정성이 다시 시험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영준 연구위원은 “배당소득증대세제·기업소득환류세제와 같은 세제개편과 확장적 예산안을 빠른 시일내에 실행해 실제 경제가 회복되는 것을 경제 주체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