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엔비디아 시총, ‘역대 최대’ 2789억 달러 증발…美 법무부 반독점 조사 본격화

입력 2024-09-04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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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주가, AI 거품론 재점화에 9.5%↓
법무부 소환장 발부…“정식 고발 가까워져”

▲엔비디아 시가총액. 단위 조 달러. 3일(현지시간) 2.649. 출처 블룸버그
▲엔비디아 시가총액. 단위 조 달러. 3일(현지시간) 2.649. 출처 블룸버그
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미국 증시 역사상 가장 큰 일일 시가총액 손실을 기록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엔비디아 주가는 전장보다 9.53% 급락한 10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2789억 달러(약 374조 원)의 시총이 하루 만에 증발했다. 이는 미국 기업 역사상 역대 최대 규모 일일 시가총액 손실이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달 28일 2025 회계연도 2분기(올해 5~7월) 실적발표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하고 있다. 월가의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놨음에도 투자자들의 더 높은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매도세가 쏟아진 것이다. 엔비디아는 그동안 월가의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발표해왔기 때문에 기대치가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3거래일간 엔비디아의 주가 하락 폭은 총 14%에 달했다.

몇몇 애널리스트가 과도한 AI 열풍에 대한 경계심을 표출하면서 반도체 부문에 매도세가 유입됐다. 마이클 쳄발레스트 JP모건자산운용 시장 및 투자 전략 부문 책임자는 “기술 분야 이외 기업에서 AI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기 전에는 AI에 대한 지출이 정당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 보이빈 블랙록인베스트먼트 대표는 “(AI가 도약하기 위해서는) 인내가 필요하다”며 “이는 몇 분기가 아니라 몇 년의 과정”이라고 짚었다.

미국 경제의 핵심 원동력인 제조업 데이터가 8월 약세를 보이면서 경기침체 공포가 불거진 것도 주가를 끌어내렸다. 브라이언 멀버리 잭스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 고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경기둔화와 실업률 상승 우려로 인한 시장 변동성이 가장 고평가된 분야를 먼저 강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 고용 지표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주요 이벤트를 앞두고 매수를 자제하고 차익실현 매도에 나서는 신중한 투자자들도 많았다. 대개 이런 시기에는 평소보다 우려에 대한 반응이 강해져 주가 하락을 예상한 매도세가 유입되기 쉽다.

엔비디아가 반독점 조사 대상이 결국 될 것이라는 전망도 시장의 불안에 불을 지폈다. 미국 법무부는 엔비디아 등 몇몇 기업에 반독점법 위반 혐의 조사에 대한 소환장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소환장은 특정인에게 증거 제출 또는 출석을 명령하는 공식 문서다.

반독점 당국은 엔비디아가 다른 공급업체로의 전환을 어렵게 하며 자사의 AI 칩을 독점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기업에 불이익을 준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자는 “법무부가 앞서 각사에 질문서를 보냈는데, 이번에는 수령인의 정보 제공을 의무화하는 법적 구속력 있는 요청서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법무부 조사가 정식 고발 절차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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