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CEO 교체 막전막후…2년 새 세 번째 CEO, 이유는

입력 2024-08-1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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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 치폴레 CEO가 9월부터 스타벅스 맡기로
내러시먼, 1년여 만에 물러나
1분기 어닝쇼크 이어 2분기도 실적 부진
행동주의 투자자 압박, 전임자 공개 비판 등 요인

▲영국 런던 스타벅스 매장에 13일(현지시간) 로고가 보인다. 런던/로이터연합뉴스
▲영국 런던 스타벅스 매장에 13일(현지시간) 로고가 보인다. 런던/로이터연합뉴스
어닝쇼크와 주가 급락 등으로 흔들리던 커피 체인 스타벅스가 최고경영자(CEO)를 1년여 만에 다시 갈아치우며 반등에 나섰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신임 CEO로 멕시칸 패스트푸드 체인 치폴레의 브라이언 니콜 CEO를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식품 안전 문제로 침체했던 치폴레를 업계 강자로 올리는 데 일조한 니콜 CEO는 9월부터 스타벅스를 맡게 될 예정이다.

지난해 3월 랙스먼 내러시먼을 새 CEO로 임명했던 스타벅스는 1년여 만에 다시 수장을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 같은 배경에는 실적 부진과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압박, 전임 CEO인 하워드 슐츠의 공개 비판 등이 엉켜있다고 WSJ는 짚었다.

▲브라이언 니콜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 내정자. 출처 치폴레 홈페이지
▲브라이언 니콜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 내정자. 출처 치폴레 홈페이지
앞서 스타벅스는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한 85억6000만 달러(약 11조6502억 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것으로, 분기 매출이 감소한 것은 2020년 이후 처음이었다. 주당순이익(EPS) 역시 0.68달러로 전망치에 미치지 못했다.

무엇보다 중국 내 동일 매장 매출이 11% 감소하면서 부진했다. 중국 저가 브랜드의 경쟁에서 밀렸다는 소식에 주가도 흔들렸다. 연초 93달러 선에 거래되던 주가는 실적이 발표된 후 70달러를 겨우 넘는 수준까지 급락했다. 현재는 CEO 교체 소식에 급등하면서 다시 93달러 선으로 복귀했다.

▲스타벅스 주가 등락 추이. 14일(현지시간) 종가 93.90달러. 출처 마켓워치
▲스타벅스 주가 등락 추이. 14일(현지시간) 종가 93.90달러. 출처 마켓워치
지난달 말 공개된 2분기 실적도 투자자들의 마음을 돌리지는 못했다. 미국 동일 매장 매출은 2% 감소했고 주문 건수는 6% 줄었다. 당시 내러시먼 CEO는 컨퍼런스콜에서 “진전을 이루고 있다”며 투자자들에게 인내심을 요구했지만, 발표 이후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내러시먼 CEO가 사임한 데는 실적과 함께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압박도 있었다고 WSJ는 설명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내러시먼 CEO는 사임 전 며칠 동안 행동주의 투자펀드 중 하나인 엘리엇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와 연락을 주고 받았다고 한다. 엘리엇은 그간 스타벅스 지분을 늘려왔고, 최근 몇 주에 걸쳐 스타벅스에 변화를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무렵 스타벅스 이사회는 기업 방향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고, 여기엔 CEO 교체도 포함됐다.

스타벅스를 압박한 또 다른 투자자는 스타보드밸류다. WSJ에 따르면 스타보드밸류는 최근 새로운 행동주의 투자자로 등장해 스타벅스에 주가 개선을 위한 조치를 요구했다.

▲랙스먼 내러시먼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가 2022년 9월 13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시애틀(미국)/AP연합뉴스
▲랙스먼 내러시먼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가 2022년 9월 13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시애틀(미국)/AP연합뉴스
오랜 기간 스타벅스를 이끌었던 하워드 슐츠 전 CEO의 목소리도 스타벅스 경영진 교체에 한몫했다. 그는 지난해 3월 내러시먼에게 지휘권을 넘길 때만 해도 “당신이 내 신뢰와 믿음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아달라”는 편지를 보내며 지지했다.

그러나 1분기 실적이 공개되자 링크트인을 통해 “회사가 몰락한 주된 이유”라며 “스타벅스가 다시 고객 경험과 카페 운영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내러시먼 체제에서 스타벅스가 가격을 꾸준히 인상하고 모바일 앱 서비스에 집중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해당 게시물은 수천 개의 ‘좋아요’와 지지를 받았고, 스타벅스는 대변인 명의 성명을 내고 “하워드의 관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답했다. 그렇게 내러시먼 CEO는 대내외 압박 속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WSJ는 “스타벅스는 2년 반도 안 되는 기간 세 번째 CEO를 임명했다”며 “신임 CEO 임명은 스타벅스 방향과 리더십에 대한 몇 달간의 내부 갈등이 정점에 도달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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