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과 속삭이는 사람’ 현 대통령 내달 퇴임
핀란드 13대 대통령에 중도우파 성향의 알렉산데르 스투브 전 총리가 당선됐다고 로이터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핀란드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대통령 선거 결선 투표에서 제1당 국민연합당 후보인 스투브 전 총리가 99.7%의 개표가 진행된 결선 투표에서 51.6%를 득표해 48.4%를 얻은 하비스토를 제치고 당선자로 결정됐다. 임기는 6년이다. 지난달 28일 이뤄진 대선에서는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았다. 이에 1·2위 후보를 대상으로 결선투표가 이뤄졌다.
스투브 전 총리는 2014∼2015년 총리를 지낸 뒤 세계 최대의 국제 공공은행인 유럽투자은행(EIB) 부총재, 유럽대학연구소(EUI) 교수직을 거쳐 이번에 정계로 복귀해 승리를 거머쥐었다.
스투브 당선자는 “인생에서 가장 큰 영광”이라며 “이렇게 많은 핀란드인이 투표를 했고 내가 핀란드 공화국의 대통령직을 맡게 된 것에 대해 매우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이번 투표 결과가 핀란드의 새로운 시대를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그간 핀란드는 수십 년 동안 외교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특히 국경을 맞대고 있는 러시아와의 우호적인 관계를 위해 대통령을 선출해왔다. 또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이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중립 노선을 유지하고 나토에 가입하지 않았다.
현 대통령인 사울리 니니스퇴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관계가 긴밀해서 ‘푸틴과 속삭이는 사람(Putin Whisperer)’이라는 별명까지 가지고 있다. 2012년부터 두 차례 당선된 니니스퇴 대통령은 3선 금지 규정에 따라 이번 대선에 출마하지 않았으며 다음 달 퇴임한다.
핀란드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생각을 바꿨다. 그 결과 작년 4월 나토의 31번째 동맹국이 됐다. 러시아는 핀란드의 나토 가입과 12월 미국과 체결한 방위협력협정에 대한 보복으로 핀란드를 위협하고 있다.
앞서 스투브는 지난달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멈출 때까지 정치적으로 러시아 대통령이나 러시아 정치지도부와 어떤 관계도 맺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스투브는 핀란드의 나토 정책을 정의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한편,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전반적인 외교 및 안보 정책을 주도하고 군 통수권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스투브는 일부 나토 병력을 핀란드에 영구 배치하는 등 나토와의 긴밀한 협력에 찬성한다. 그러나 그는 핀란드에 핵무기를 보관하는 것은 지지하지 않는다. 다만 6일 한 토론회에서 “때때로 핵무기는 평화를 보장한다”고 발언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X에 올린 글을 통해 “스투브에게 따뜻한 축하를 보낸다”면서 “핀란드는 우리의 가까운 친구이자 파트너”라고 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