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렌즈] 이더리움 커뮤니티의 망상? 플리프닝을 기대하는 이들

입력 2023-01-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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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 강성 지지자들은 언젠가 이더리움의 시가총액이 비트코인을 넘어설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를 ‘플리프닝’이라고 하며 마치 돌고래가 물 밖으로 몸을 뒤집는 것을 연상시킨다.(게티이미지뱅크)
▲이더리움 강성 지지자들은 언젠가 이더리움의 시가총액이 비트코인을 넘어설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를 ‘플리프닝’이라고 하며 마치 돌고래가 물 밖으로 몸을 뒤집는 것을 연상시킨다.(게티이미지뱅크)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은 역사상 단 한 번도 시가총액 1위가 바뀌지 않았다. 2위는 몇 년에 한 번씩 바뀌고 있지만, 비트코인을 끌어내리진 못했다. 그러나 이더리움 커뮤니티는 언젠가 시가총액 왕좌를 탈환할 것이란 주장이 나온다. 이더리움은 최근 솔라나와 폴카닷, 에이다 등 이더리움 킬러들의 도전이 무산되며 블록체인 플랫폼의 입지를 다진 후 더 거세게 진격하고 있다.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시총 1위 역전 전망

이더리움 투자자의 대부분은 비트코인의 투자자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이더리움이 비트코인을 넘어서는 걸 기대하는 이들은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국내 코인 투자자 커뮤니티에선 이런 화두가 나오면 어불성설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런 시각도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을 감지할 수 있다.

우선 이더리움이 지난해 ‘머지(Merge)’ 업데이트 이후 에너지 과사용의 굴레를 벗었기 때문이다. 유명 크립토 벤처캐피탈 드래곤플라이 캐피탈의 하시브 쿠레시는 “어떤 가상자산 시가총액이 1조 달러에 달한다면 그것은 비트코인이 아닌 이더리움이 될 것”이라는 파격 전망을 공개했다. ESG(환경·사회·거버넌스)를 고려해해 투자하는 기관투자자 입장에서 비트코인보다 이더리움이 더 매력적이란 이유에서다. 쿠레시는 “우리는 큰 기관들과 많은 일을 하는데, 이들은 가상자산에 투자하기 원하지만 ESG 요소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라며 “또 이더리움은 미국 해외자산통제국 규제를 준수하므로 기관의 진입을 더 쉽게 만들어준다”고 설명했다.

향후 강세장에서 이더리움의 성장세가 더 클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유명 매크로 트레이더 지오 첸은 뉴스레터를 통해 비트코인보다 이더리움에 대해 더 낙관했다. 그는 “머지 업그레이드로 인해 이더리움이 비트코인을 능가할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다”며 “나는 이더리움 롱포지션을 매수했으며, 향후 3개월간 이더리움이 3400달러까지 상승할 거라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마이크 맥글론 상품 전략가는 연초 보고서를 통해 대다수 위험자산이 2022년 암울한 가격 흐름을 보였지만 이더리움이 비트코인보다 유망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9월 머지 이후 이더리움의 성장세가 변곡점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있는데, 이더리움이 비트코인과 주식 시장을 동시에 상대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중국계 대형 마이닝풀 비티씨닷톱 창업자 장줘얼은 웨이보를 통해 “이더리움은 다음 상승장의 선봉장이 될 것 같다”라며 비트코인보다 이더리움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비트코인이 고에너지 채굴방식을 고수하는 것과 달리, 이더리움은 친환경 채굴방식으로 전환했다.(게티이미지뱅크)
▲비트코인이 고에너지 채굴방식을 고수하는 것과 달리, 이더리움은 친환경 채굴방식으로 전환했다.(게티이미지뱅크)

상징성이냐 기능성이냐

비트코인이 가진 최초의 가상자산이란 상징성은 압도적이다. 이더리움은 처음 만들어진 블록체인 플랫폼이지만, 의미만 놓고 보면 비트코인을 넘어서기 힘들다.

그러나 이더리움 강성 지지자들은 기능적 면이 상징성을 추월할 것으로 믿고 있다. 무엇보다 꾸준히 업데이트를 진행하면서 완성형 코인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예를 들어 이더리움은 2020년 11월부터 스테이킹 서비스를 시작하며, 지난해 완전히 하드웨어 방식의 채굴을 종료했다. 이로 인해 줄어든 전기 사용량은 99.95%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트코인이 국제 환경보호단체의 비판을 받는 것과 대조적이다. 그린피스, 크리스 라슨 리플(XRP) 공동 창업자가 참여하는 기후 활동가 그룹은 비트코인 코드 변경을 통해 환경오염을 줄이자는 취지의 ‘기후가 아닌 코드 변경’ 캠페인을 하기도 했다. 이더리움은 채굴 방식을 완전히 없애면서 환경단체의 공격을 피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쓰임새 면에서도 이더리움은 비트코인을 넘어섰다. 이더리움에서 발생하는 하루 전송 수수료는 440만 달러(약 54억 원)로 50만 달러(6억 원)인 비트코인보다 10배에 육박한다.

이 밖에 일간 전송량은 4배, 네트워크 내 가치 이동량 10배 등으로 이미 많은 실제적 수치가 역전된 지 오래다.

특히 최대의 난제로 꼽히던 속도 문제도 2~3년 장기 계획으로 초당 100만 건 이상을 처리할 수 있도록 개선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시가총액은 결국 누가 더 희소성을 가지느냐에 달렸다.(게티이미지뱅크)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시가총액은 결국 누가 더 희소성을 가지느냐에 달렸다.(게티이미지뱅크)

마지막 게임은 희소성 싸움

먼 미래의 일이지만, 비트코인은 총 수량이 2100만 개로 정해져 있다. 이 점은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최고의 매력으로 꼽힌다. 인류가 연금술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부터 금의 가치를 재해석한 것처럼 비트코인의 희소성도 강력한 무기다.

반면 연간 4% 이상 찍어내던 이더리움도 지분증명(POS) 업데이트 이후 비트코인에 대응할 만한 유통계획이 만들어졌다.

비트코인은 2140년까지 4년마다 발행량을 반으로 줄이는 식으로 희소가치를 끌어올리고, 이더리움은 네트워크의 사용량에 비례해 수수료로 쓰인 코인을 소각시켜 가치를 유지한다.

비트코인이 안정적이며 천천히 한정적 가치를 올리지만, 이더리움의 총 수량은 가변적이다. 이런 이유로 비트코인 지지자들의 비판을 받기도 한다.

다만 비트코인이 추가 발행을 완전히 끝내는 시점이 100년 뒤에나 가능하지만, 이더리움은 이미 총수량이 줄어드는 ‘디플레이션’ 단계로 돌입했다.

현재 비트코인의 연간 인플레이션은 1.716% 정도이며, 이더리움은 -0.009% 수준이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통화정책이 너무 달라 어떤 게 희소성에 유리할지는 전적으로 투자자들의 선택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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