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초·중·고교용 새 교육과정에서 보수 진영의 역사관을 보다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힌 가운데 서울시교육청이 "새 교육과정 시안이 국민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며 수정을 요구했다.
서울시교육청은 20일 입장문을 통해 “2022 개정 교육과정 시안에는 지난해 실시된 대국민 설문조사·포럼·공청회·간담회 등에서 진행된 국민의 뜻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해 4월 '2022 개정교육과정 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국민과 함께하는 교육과정을 내세우며 △대국민 설문조사 △포럼 △공청회 △간담회 등을 7개월 간 진행해 그 해 11월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 사항을 발표했다.
이후 지난 19일 교육부는 "‘자유’, ‘남침’ 등의 표현 제외로 논란인 새 역사 교육과정에 비판적인 의견을 개발진에게 전달해 보완을 요청하겠다"고 발표했다. 교육부에서 정책 연구진에 접수된 국민 의견을 바탕으로 시안 수정·보완을 요청하면서 향후 교육과정 개편 방향에 관심이 쏠린 상황이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총론 주요 사항으로 언급됐던 생태전환교육·민주시민교육·노동인권교육 등이 표현되지 않은 점을 주요하게 꼬집었다.
서울시교육청은 “생태전환교육은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강조돼야 할 교육”이라며 “생태전환교육이 지향하는 핵심 가치가 학교급별 목표에 원안대로 분명하게 다시 진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시민교육도 총론 주요 사항에 비해 교육적 가치가 축소돼 반영됐다”며 “민주시민 교육은 교육기본법에 명시된 것으로 진영논리와 관계없이 지속돼야 할 영역”이라고 밝혔다.
노동인권교육에 대한 언급이 없는 점도 지적했다. 시교육청은 “일과 노동의 가치 구현 등의 내용도 이번 총론 시안에는 빠졌다”며 “학교급별 교육목표에 ‘일과 노동의 가치와 의미’ 관련 내용을 살려서 기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1년 반 동안 수많은 교육 주체들의 의견수렴과 관련기관의 협력적 거버넌스를 통해 완성된 총론 내용이 삭제되거나 축소된다면 국민 신뢰를 저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대국민 설문조사와 합의 과정을 거쳐 수렴된 교육적 가치들을 온전히 담아낸 교육과정 개정이 이뤄지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육부는 보완한 시안을 바탕으로 이달 28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공청회를 실시해 수정안을 마련한다. 개정 교육과정은 연내 국가교육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교육부 장관이 고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