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식목일을 공휴일로 허하라

입력 2022-04-05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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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식목일을 공휴일로 재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습니다.”

지난해 박종호 전 산림청장이 한 말입니다. 평년 기온 상승에 맞춰 식목일을 3월로 앞당기는 방안을 설명하다 ‘휴일 재지정’ 가능성까지 언급된 건데요. 1년이 지난 지금, 감감무소식입니다. 이유가 뭘까요.

폐허 된 산림 복원 위해 1949년 지정…2006년 공휴일서 제외

식목일(植木日)은 말 그대로 나무를 심는 날입니다. 일제의 수탈로 폐허가 된 산림을 가꾸기 위해 1949년 공휴일로 지정됐죠.

이후 식목일은 공휴일 지정과 제외를 여러 번 오가다가 2006년 주 5일제가 도입되면서 완전히 ‘일하는 날’이 됐습니다.

식목일을 공휴일로 재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건 4년 전입니다. 미세먼지 절감을 위해 정부가 대책을 마련하고, 예산을 편성하던 때이기도 하죠.

이런 염원은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올랐는데요. 청원인들은 “우리나라는 미세먼지로 심각한 고통을 받고 있다”라며 “중국에서 넘어오는 미세먼지와 여러 화석연료로 인한 미세먼지가 심각하다 언론에서 항상 말하지만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정부의 대책은 차량 2부제와 물 뿌리기라는 대책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숲에서 나오는 산소가 미세먼지와 황사를 막아내는 보호막이 될 거란 얘기입니다. 나무 한 그루가 한 해 동안 흡수하는 미세먼지 양이 얼마인지 아십니까? 35g에 달한다고 합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산림이 우거진 북한산 국립공원에서는 미세먼지 농도가 서울 도심에 비해 최대 40% 낮게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국민적 요구가 커지자 정치권도 응답했습니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식목일을 공휴일로 추가 지정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하지만 대선 정국에 들어서면서 관련 논의는 중단됐습니다.

힘 받는 ‘3월 식목일’…국민 공감대 없어 유지키로 잠정 결론

(이미지투데이)
(이미지투데이)

사실 식목일의 공휴일 재지정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산업에 끼치는 영향 등을 따져야 하죠.

그래서 전문가들은 현실적인 방안을 먼저 찾자고 입을 모읍니다. 평년 기온 상승을 고려해 식목일 앞당기는 것입니다. 산림과학원에 따르면 나무 심기 가장 좋은 기온은 6.5도입니다. 그런데 최근 10년간 4월 서울의 평균온도는 10.6도로 4도 이상 상승했습니다. 남부 지방은 이보다 더 높고요. 그래서 추린 새 식목일 후보는 3월 20~24일 사이입니다.

지난해 3월 산림청에서 성인 100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요. 56%가 ‘3월 식목일’에 찬성했습니다. 같은 달 국회에선 식목일을 3월 20일로 변경하는 산림기본법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죠.

이에 박 전 청장은 지난해 열린 ‘나무 심기 추진계획’ 브리핑해서 “기후변화로 나무 심는 시점이 점차 앞당겨지고 이를 근거로 식목일 일자 변경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된다”며 “산림청도 이제는 식목일 일자 변경에 대한 타당성을 신중하게 검토할 때가 왔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잠정 중단된 상태입니다. 역사적 상징성 등을 고려해 국민적 합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날은 신라 문무왕이 당의 세력을 몰아내고 삼국통일을 이룬 날이자 조선 성종이 선농단에서 직접 밭을 일군 날이기도 하거든요.

지난해 식목일을 3월 20일로 변경하는 산림기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던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은 “식목일을 앞당기는 것 뿐만 아니라 식목일 공휴일 지정으로 효과를 높여야 한다는 시민 목소리도 높은 만큼, 지정 여부를 정부가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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