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각국에 지속적인 경기 부양책을 요구했고,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를 지낸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동의했다. 드라기 총리는 “확장적인 재정 정책은 설득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4~5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G7 재무장관 회의 공동 성명은 “필요한 만큼 정책 지원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는데, 이번 정상 회담도 이를 답습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는 모습이다.
대규모 재정 지출로 인해 미국 등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부각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정상들은 이날 토론에서 “일시적인 것”이라고 분석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보건 분야 공급망의 중요성도 확인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공급망의 취약점 문제에 대해 G7이 협조하는 형태로 전략적으로 대처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고, 각국 정상은 이에 찬성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마스크와 의료용 가운이 극도로 부족했고, 감염 확산을 일찍이 막은 중국이 생산을 급속도로 확대하면서 가뜩이나 높았던 중국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높아졌다.
그러나 중국산 중에는 각국의 안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제품도 있었다. 이에 위기 속에서도 안전한 제품을 제공할 수 있는 강력한 공급망으로 재편성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중국은 백신도 저렴한 자국산을 만들어 선진국에서 만들어진 백신을 손에 넣을 수 없는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수출 공세를 펴고 있다. G7은 중국이 백신 공여를 지렛대로 개발도상국에 대한 영향력을 높이는 ‘백신 외교’를 경계하고 있다.
G7은 백신을 전 세계에 보급하기 위해 개발도상국 등에 10억 회를 지원할 예정이다. 각국이 확보한 백신 잉여분을 코백스 등을 통해 분배하고, 백신의 생산 기술 이전과 자금 지원도 협의할 방침이다.
G7 정상들은 중요 기술의 유출 방지 대책도 논의했다. 중국이 파격적인 대우로 세계의 우수한 연구자를 끌어모으는 ‘천인계획 ”에 대한 우려가 배경에 깔려있다.
영국 정부에 따르면 G7은 정상회의 둘째 날인 12일 토론에서 미래의 감염에 대비한 행동 원칙 ‘카비스베이 선언’에 합의한다. 새로운 백신과 치료제 개발 기간을 100일 이내로 단축하고, 감염 감시망 구축이 목표다. 세계보건기구(WHO) 개혁도 추진한다.
12일 토론에서는 코로나19 원인 파악의 필요성도 확인할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5월 말, 코로나19 원인을 둘러싼 추가 조사를 자국 정보기관에 지시했다. 아울러 10일에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의 회담에서도 발생 기원의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인식에 일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