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등에 따르면 대구시 북구의 한 공사 현장에서는 이날도 전날에 이어 붉은불개미 800여 마리가 추가로 발견됐다. 이 공사장에서는 전날에도 중국산 조경용 석재에서 붉은불개미 7마리가 확인됐다.
이날 발견된 개미 중엔 번식이 가능한 여왕개미 한 마리, 공주개미(여왕개미가 될 수 있는 미수정 암개미), 수개미 30마리도 포함돼 있다. 번데기 27개도 나왔다. 다만 검역 당국은 발견 장소인 석재가 항구에서 공사장으로 온 지 일주일이 되지 않아 결혼비행의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붉은불개미는 남아메리카가 원산지로 솔레놉신(Solenopsin)이라는 독을 가지고 있어 물리면 통증, 가려움을 일으킨다. 북미에서는 쇼크로 인한 사망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부산 감만부두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인천항, 평택항 등에서 6차례 발견됐다. 내륙 지방에서 붉은불개미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환경부와 농림축산검역본부, 대구시 등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확산 방지를 위한 소독 조치에 나섰다. 내일도 훈증소독을 추가 실시할 예정이다. 또한 예찰 트랩 설치 범위 역시 기존 발견 지점 반경 1㎞에서 2㎞로 확대했다.
정부 역시 방역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서울정부청사에서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열고 방역 대책을 점검하고 보완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우선 항만 등 국경 방역도 강화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에 붉은불개미가 발견된 석재가 들어온 부산항에서는 육안관찰을 실시하고 개미베이트(살충제)를 설치했다. 추가 소독도 계획돼 있다. 또한 부산항을 비롯한 4대 항만(인천·평택·광양)에 대한 예찰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붉은불개미 고위험지역 26개국에서 수입되는 물품에 대해서는 검역 작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특히 조경용 석재의 경우 수출을 전후해 소독 작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유도키로 했다.
컨테이너와 트럭 등 문제가 된 석재의 유입 경로도 주시한다는 입장이다. 해양수산부와 검역본부는 우선 해당 석재가 실려있던 컨테이너 8개 중 국내에 남아있는 5개 컨테이너에 소독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석재를 옮겼던 트럭 역시 소독을 진행하고 해당 트럭이 화물을 싣고 내렸던 장소에는 개미트랩을 설치키로 했다.
정부는 이외에도 병해충 전염우려물품에서 제외됐던 석재류를 검역 대상에 포함할 수 있도록 관련 법규와 제도를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회의에서 홍 실장은 "오늘 논의된 대책들이 현장에서 제대로 추진되도록 관계부처 간 빈틈없고 유기적인 방역체계를 유지해 줄 것"을 주문했다. 국민에게도 "붉은불개미 의심개체 발생시 신속히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