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공단 조성 과정에서 농지를 뺏긴 농민의 유족들이 국가의 배상을 받게 됐다.
대법원1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29일 이모 씨 등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32억3560만 원을 배상하라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의 판결로 정부에 농지를 빼앗겼던 농민의 유족들은 56년 만에 피해를 회복하게 됐다.
이 사건은 1961년 정부가 구로공단(구로수출산업공업단지) 조성을 이유로 약 30만 평의 구로동 일대의 땅을 강제수용하면서 시작됐다.
농지를 하루아침에 강탈당한 농민 수십여 명은 땅을 되찾기 위해 당시 소송을 제기했고, 1심에서 승소했으나 사정기관을 동원한 박정희 정권의 압박 등의 영향으로 2심에서 판결이 뒤집혔다.
이후 대법원이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돌려보냈지만 파기환송심은 또 원고 패소를 결정했다. 일부 농민은 피해 보상은 커녕 소송 사기범으로 몰려 재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 사건은 2008년 7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공권력에 의한 부당한 일"이라고 규정한 후 분위기가 바뀌었다.
사기범으로 몰린 일부 농민의 유족들은 형사재판 재심 청구를 통해 2011년 누명을 벗었다. 2014년에는 농지를 되찾기 위해 파기환송심 판결에 대해서도 재심을 청구했으며, 3년 만에 국가의 배상 판결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