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눈물의 필리버스터링으로 관심을 모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강기정 의원이 무제한 토론 시작 전, 공식적인 공천 배제 소식을 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천배제' 소식을 듣고도 5시간 넘는 필리버스터링을 이어간 강 의원에 대한 정치권의 격려와 네티즌의 응원이 이어졌다.
필리버스터링이 사흘째 이어졌던 25일 밤 9시께 더민주 강기정 의원이 본회의장 연단에 올라섰다. 신경민 의원에 이어 무제한 토론을 시작한 강 의원은 눈물로 필리버스터링을 시작했다. 감정이 북받치는 듯 연설 초반 눈물을 보였다. 동료 의원들 역시 안타까운 시선으로 지켜봤다.
앞서 더민주는 강 의원의 무제한 토론이 시작되기 불과 몇 시간 전, 20% 컷오프에 이은 당의 전략공천 지역을 기습 발표했다.
더민주는 이날 광주 서을과 북갑 등 2곳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했다. 앞서 당내 입소문으로 퍼지던 전략공천 지역이 사실상 공식화된 것. 서을은 국민의당 천정배 대표, 북갑은 더민주 3선인 강기정(50)의원의 지역구로, 북갑의 전략공천 지역 선정은 강 의원의 공천배제를 의미한다.
앞서 여당 일부에서는 필리버스터링 의원들을 겨냥해 "총선 공천을 받기 위한 노림수"라고 비판했다.
반면 강 의원은 사실상 공천 배제가 공식화됐음에도 5시간 넘는 무제한 토론을 묵묵히 이어갔다. 전날 '하위 20%' 공천배제 대상에 포함된 문희상 유인태 김현 의원 역시 국회 본회의장 자리를 지켜 눈길을 끌었다.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공천배제라는 말이 당에서 나오고 있는데도 당을 위해 있는 힘을 다하고 있다"고 응원 메시지를 올렸다.
강기정 의원의 필리버스터링을 지켜보던 이석현 국회부의장은 "이렇게 뒷모습을 보니까 참 외로워 보이고 고독해 보인다"면서 "용기 잃지 마시고 더 열심히 해서 국민으로부터 더 큰 인정을 받고 무엇보다 스스로 양심에 만족할 수 있는 의정 활동 하시기를 바란다"고 강 의원을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