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춘(待春), 봄을 기다리며 송춘(頌春) 영춘(迎春)을 했더니 헌춘(獻春) 첫봄이 오고 당춘(當春), 드디어 봄이 되었다.
바야흐로 방춘(方春) 방춘(芳春), 꽃이 피어 흐드러지니 탐춘(探春) 상춘(賞春), 봄 경치를 찾아다니며 즐겨야지. 그렇게 향춘(享春)을 하다 보면 감춘(酣春), 봄은 더 무르익어 간다. 酣은 흥겹다, 무르익다, 술을 즐기다, 이런 뜻의 글자다.
하지만 봄이...
청나라 시인 오석기(吳錫麒·1746~1814)의 ‘송춘’(送春)을 보자. 봄을 보내면 또 나이를 먹고 늙어간다는 무상감이 가득하다. “떨어진 꽃잎, 솜 같은 버들은 안개 낀 강물 가득 흐르고/구십일 봄빛은 베틀의 북처럼 빨리도 가는구나/그 자취 해마다 어디서 찾을꼬/한 번 봄이 가면 한 번 더 백발이 느는데”[落花飛絮滿煙波 九十春光去如梭 ?跡年年何處覓 一回白髮一回多]...