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상민의 현장]

입력 2014-10-13 06:36 수정 2014-10-1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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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이 18일부터 일주일 동안 인천과 인근 협력 도시에서 열린다.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

45억 아시아인의 축제가 진한 감동과 여운을 남긴 채 막을 내렸다.

일본 수영의 신성 하기노 고스케(20)는 4관왕을 차지하며 2014 인천아시안게임 최고의 별이 됐다. 박태환(25)은 자유형 200m를 시작으로 6개의 메달을 목에 걸며 아시안게임 개인 통산 20개의 메달이라는 새 기록을 수립했다.

꽃보다 아름다웠던 손연재(20ㆍ연세대)는 한국 리듬체조에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겼고, 한국 축구대표팀은 1986년 서울 대회 이후 28년 만에 금메달을 획득하며 브라질 월드컵 예선 탈락 아픔을 달랬다.

올해 한국 스포츠는 참으로 뜨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소치동계올림픽과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 그리고 인천아시안게임까지 각본 없는 드라마에 울고 웃었다. 하지만 스포츠를 통한 감동의 클라이맥스는 이제 시작이다. 2014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이 18일 개막, 인간승리 드라마를 써내려간다.

▲소치동계올림픽과 FIFA 브라질월드컵, 그리고 인천아시안게임까지 올 한해 한국 스포츠는 뜨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

최고 5만원이던 인천아시안게임 입장료와 달리 모든 경기장이 무료로 개방, 원하는 경기를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다. 그러나 대회 관계자와 선수 가족을 제외하고 장애인 스포츠 대회장을 찾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 많던 관중은 대체 어디로 간 걸까. 열악한 훈련시설과 언론의 무관심, 턱없이 부족한 지원, 그리고 노골적인 차별은 좌절을 딛고 일어서려는 이들의 순수한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반면 미국ㆍ유럽 등 스포츠 선진국에서는 자국민의 뜨거운 관심과 풍부한 정부 지원 속에서 치러진다. 경기장은 비장애인이 부럽지 않을 만큼 연일 매진 사례를 이룬다. 일부 스포츠스타나 빅 이벤트에만 열광하는 우리와는 많이 다르다.

올해 초 열린 소치패럴림픽은 대회 기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수차례 방문하며 선수들을 응원하는 등 국가적 차원의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바이올리니스트가 꿈이던 김수민(27ㆍ경북장애인체육회) 씨는 바이올린 대신 휠체어에 몸을 싣고 제2의 인생에 도전한다.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

지금까지 눈으로 보며 열광했다면 이번엔 마음으로 보고 음미해보면 어떨까. 이번 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선수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지녔다. 그들의 가슴에 깊게 새겨진 태극마크는 남모를 고통과 좌절 속에서 흘린 땀과 눈물의 결정체다. 사실 이들에게는 아시안게임 무대에 서는 것만으로도 모두가 승리자다.

두 아이를 둔 중증장애인 워킹맘 휠체어댄스스포츠 선수 장혜정(37), 비장애인이지만 장애인 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휠체어댄스스포츠 무대에 선 이재우(20ㆍ용인대), 바이올리니스트가 꿈이던 김수민(27ㆍ경북장애인체육회)은 바이올린 대신 휠체어에 몸을 싣고 제2의 인생에 도전한다.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었을 것이다. 상실감으로 인해 모든 것을 포기하려 했던 사람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들에게 좌절은 없었다.

누군가는 바이올린으로 심금을 울린다. 하지만 바이올린이 아니면 어떤가. 휠체어에 몸을 싣고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안길 수 있다면 그보다 위대한 도전이 또 있을까.

스포츠는 온몸으로 표현하는 예술이다. 이들은 승부를 떠나 45억 아시아인을 감동시킬 준비가 끝났다. 그 감동 드라마의 클라이맥스를 위해 필요한 건 이제 우리의 작은 관심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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