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알짜 계열사인 동부팜한농 자산을 매각해 자금을 수혈하고 있다.
이에 수익성 회복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재무안정성으로 신용등급이 강등된 상황에서 자산 매각으로 재무적 부담을 떨쳐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우선 동부팜한농 재무구조 개선 성과는 울산공장 유휴부지 매각에 달렸다. 동부팜한농은 지난 9월 국내 한 화학회사에 울산 비료공장 유휴부지 9만9173㎡를 435억 원에 매각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매각대금은 연내에 만기를 맞는 3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등 차입금 상환에 쓰일 예정이다. 동부팜한농은 12월에 300억원, 내년 상반기에 15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동부팜한농은 국내 최대 농자재 기업으로 김준기 회장의 장남인 김남호씨도 동부팜한농 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동부그룹의 핵심 계열사다. 올 상반기 4007억원의 매출과 34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재무 안정성은 불안한 상태다. 동부팜한농은 반기말 기준으로 총차입금이 7239억원으로 자기자본 45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반기보고서 기준으로 부채비율은 194%에 이른다.
신용평가사들은 이런 재무적 불안정성을 이유로 신용등급을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지난 6일 NICE 신용평가는 동부팜한농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한 단계 내리면서 하향검토 등급감시 대상 등재를 유지했다.
NICE 신용평가는 수익성 회복에도 불구하고 차입금 의존도가 54%에 이르는 등 높은 수준의 재무적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상반기 중 148억 원 규모의 재무적투자자(FI)에 대한 우선주 배당으로 회사의 현금흐름은 약화됐고 자본잉여금의 이익잉여금으로의 이입으로 배당가능 이익이 2014년 6월 말 기준 1745억 원으로 증가한 점이 등급 하향의 주요 이유로 고려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동부팜한농 측은 “다른 계열사와 달리 당장 유동성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며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채는 자체 자금 등으로 조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추가 신용등급 하락은 자산 매각 진행상황이나 우선주 배당을 통한 자금 유출 가능성에 달려 있다고 지적한다. 만약 신용등급이 BBB-로 추가적으로 하락하게 동부팜한농이 실질차주인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의 차환발행이 막히게 된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신용등급 추가 변동은 자산 매각 진행상황과 연말과 연초 회사채 만기 상환 자금 조달 여부에 달려있다”며 “동부그룹 계열사이기 때문에 하향검토 등급감시 대상에 포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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